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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인공와우 국산화 넘어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민규식(토닥 대표이사)
인공와우는 수술을 통해 인체에 삽입하는 ‘신경자극기’와 피부 바깥쪽에 부착하는 ‘음성처리기’로 구성된다.

[라포르시안]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의 청각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줘 손상되거나 상실된 유모세포 기능을 대체함으로써 양쪽 귀가 모두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이거나 전혀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게 청각을 제공하는 체내 이식형 의료기기.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고도 난청 장애인에게 소리와 정보를 전달해주는 인공와우는 수술을 통해 인체에 삽입하는 ‘신경자극기’와 피부 바깥쪽에 부착하는 ‘음성처리기’로 구성된다.

음성처리기는 외부환경으로부터 음향 신호를 받아들이고, 신호를 분석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며, 신경자극기는 외부장치로부터 무선으로 전력과 데이터를 받아들여 달팽이관 속에 삽입된 전극을 통해 청신경에 전기자극을 전달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청신경이 전기자극돼 인공와우 사용자가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 청구 건수에 따르면 한해 국내 인공와우 시술은 약 900~1000건이 이뤄진다.

고도 난청인들의 청각을 회복시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유일한 치료 방법인 인공와우 제품은 다국적기업 ‘코클리어·메델·어드밴스드 바이오닉스’ 3개 사가 약 3조 원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인공와우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토닥(대표이사 민규식)은 전 세계 6개 기업만이 생산하는 인공와우 시장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으로 기존 22채널을 뛰어넘는 32채널 인공와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자체가 어렵고 복잡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인공와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토닥 민규식 대표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면서 인공와우 전극을 연구했다. 이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료기기사업부에서 IC 칩 테스트와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다 2015년 10월 토닥을 창업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투자금 확보는 제품 개발과 지속 가능한 회사 운영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다. 토닥 역시 사업 초기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절망적인 현실과 직면했다.

민규식 토닥 대표이사

민규식 대표는 “투자 유치를 보수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투자를 안 받은 것이 아니라 아무도 투자하지 않은 것이다.(웃음) 벤처투자자(VC)들은 국내에서 인공와우를 개발한 의료기기업체가 없을뿐더러 국산화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토닥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투자 유치는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정부 과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VC와 달리 정부 과제 담당자들은 인공와우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으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해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공와우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한 투자사로부터 시드머니를 확보한 토닥은 32채널 고밀도 인공와우 전극 제조 기술을 인정받으면서 연이은 투자 유치가 이어졌다. 창업 이후 현재까지 토닥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120억 원에 달한다. 특히 토닥은 투자사뿐 아니라 고밀도 인공와우에 대한 연구수요가 높은 임상의사와 난청 환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제품 상용화 막바지에 접어든 32채널 인공와우 ‘설리반’(SULLIVAN)이 있다. 앞서 토닥은 기존 인공와우 회사들이 미세한 금속 도선들을 수작업으로 배치하는 것과 달리 레이저 미세 가공 시스템을 적용해 수많은 금속 도선 배치를 자동화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도체 공정을 응용해 기판에 고정된 백금 박막을 레이저로 미세 가공해 인공와우 전극 제작 공정 중 배치가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달팽이관에 삽입할 수 있는 3차원 마이크로 전극 형상을 구현한 것이다. 토닥은 이를 토대로 기존 12~22채널 전극을 뛰어넘는 고밀도 32채널 인공와우 미세전극을 제작해 설리반에 적용했다.

토닥 고밀도 32채널 인공와우 ‘설리반’(SULLIVAN)

민규식 대표는 “과거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은 8채널 이상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전극 수가 많아질수록 소리가 더 잘 들릴 수 있다는 임상 논문들이 발표되면서 기존 22채널을 뛰어넘는 차세대 32채널 인공와우 설리반에 대한 국내외 의사들의 관심과 임상 연구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닥은 창업 초기부터 인공와우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한 오승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부터 임상 자문과 함께 전극의 기능·형태 등 아이디어 제안을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인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나아가 지난 1월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임상 연구 등 본격적인 사업화도 진행 중이다.

민규식 대표는 “설리반은 기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전극 제조와 달리 자동화 공정을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해 국내외 인공와우 시장에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토닥은 향후 32채널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청각장애인의 비용부담을 낮춰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16채널 보급형 인공와우 제품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인공와우 국제학술대회가 설리반의 공식 데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설리반을 적용한 첫 환자 사례 또는 전임상 동물실험 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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