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연재 칼럼
[헬스인·싸] ‘의료 마이데이터’에 과감한 정책 시행과 지원 필요송승재(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겸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라포르시안] 전 세계 데이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국내 데이터 산업 시장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20조2억 원 규모이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7.1%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해외 데이터 산업 시장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4986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연평균 성장률도 12% 이상이다. 각국 정부 또한 데이터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데이터 산업 성장의 기반 조성을 위해 데이터 생산·거래·활용 등 내용이 담긴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법’을 2021년 제정하고 지난해 4월부터 본격 시행했다. 또한 같은 해 데이터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도 출범했다. 데이터 산업은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자 핵심이다. 데이터 수집·추출 기술 향상은 인공지능(AI) 등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정책 추진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판을 잘 깔아줘야 한다. 데이터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세계 최초로 관련 법을 제정한 일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큰 그림은 정부가 맡고 사업의 세세한 부분은 민간과 관이 협력해 만들어나가는 상황이다. 정부 주도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거나 반대로 너무 민간에만 맡기는 방임자적 태도가 아닌 실효성 높은 민관 협력 모델로 산업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데이터 산업 현장에서는 공공데이터·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모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정책 입안자나 산업 관계자들은 각각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해야 한다. 공공데이터는 공공기관이 생성 또는 취득해 관리하고 자료 또는 정보를 민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마이데이터는 개인 데이터의 활용 체계와 권한이 개인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 가운데 마이데이터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정보의 자기 결정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하나의 패러다임이다. 유럽연합(EU)은 앞서 2018년 5월부터 개인정보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개인정보보호통합법령)을 시행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월 5일 금융당국이 전면 시행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해당 법은 금융소비자가 여러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정보를 조회· 취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전에는 거래하고 있는 금융사마다 각각의 앱을 설치해야 했다면 지금은 은행 앱 하나만 설치하면 다른 금융사에 있는 정보들을 등록해 한눈에 내 자산 정보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잘 이용하면 개인이 직접 편하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AI 서비스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고액 자산가들만 가능했던 자산 관리 서비스를 일반인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반면 의료 마이데이터는 금융 마이데이터와 비슷한 시기에 논의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해 ‘마이 헬스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건강기록’이라는 앱을 개발해 공개했다. 이 앱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병원과 약국에 흩어져 있는 건강 검진기록·투약 내역 등을 한눈에 볼 있게 해 줘 본인 건강기록을 의료진에게 편하게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앱은 의료기관에서 건보공단에 청구한 자료만 검색 가능하다는 점 등 이유로 그 이상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는 다양한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이 헬스웨이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성공하려면 개인의 사용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개인이 취합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게 할 것인가가 핵심인 셈이다.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정책 추진 속도가 더디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이 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저 시작한 금융 마이데이터조차 디지털 리터러시가 떨어지는 계층에서는 그 활용도가 크지 않다. 의료 마이데이터는 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기존에 없던 개념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혼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다양한 정책과 지속적인 지원, 예산 투입, 이해관계자들의 지지 등이 있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의료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생성된 개인의 진료기록과 일상 속에서 만들어진 기록인 라이프로그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병원을 옮길 때마다 종이 서류와 CD를 챙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의사도 환자의 병력과 복용하고 있는 약을 고려해 보다 쉽게 치료 계획을 짤 수 있게 된다. 평상시 라이프로그를 통한 건강관리로 질환을 예방하고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재택 치료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의료자원을 효율화하고 진료비와 교통비 등 간접비도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빠른 인구 고령화로 존립이 위태로운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과 국민건강보험에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의료 마이데이터 산업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포르시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추천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