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국인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지만 진단 후 40%만이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유의한 음주, 약물,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다른 원인이 없으면서 지방간이 있는 질병을 말한다. 한국인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25~30%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들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의 위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높다.
한양대병원은 소화기내과 윤아일린, 전대원 교수(총괄책임자)와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팀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용역사업 지원을 받아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인식과 요구’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양대병원에서 설문조사 기관인 (주)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올해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진행했다. 설문조사 참가자 중 남성 51%, 여성 49%이고, 우리나라 지역과 연령 분포에 따라 조사를 설계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응답자들의 72.8%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85.7%는 술을 먹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82.5%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 중 13.2%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진단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진단받은 대상자 중에서 40.2%만이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남성과 여성에서 다소 다른 답변이 나왔다. 남성은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여성은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 보면 40대 이하는 ‘병원에 내원할 시간이 부족해서’, 50대는 ‘스스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60대 이상은 ‘지방간 자체가 큰 병은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이유로 병원에 내원하지 않았다고 응답해 성별·연령대에 따라 개별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방간 진단 당시 생활습관 교정을 권유받은 비율은 44.7%에 불과했다. 의료진에 의해 생활습관 교정을 권유받은 경우 59.3%가 병원을 방문했으며, 권유받지 않은 경우 24.7%만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진 조언이 병원 진료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32.9%는 비알코올 지방간 진단 후 병원에 진료를 위해 방문하지 않은 사유로 ‘의료진으로부터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 교정으로 남성은 ‘운동량 증가’를, 여성은 ‘체중감량’을 각각 1순위로 꼽았다. 연령대별로 20대, 50대, 60대는 ‘운동량 증가’를, 30대와 40대는 ‘체중감량’을 각각 1순위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66.5%는 지방간 관리를 위해 의료진을 통한 적절한 식이나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과 40대 이상에서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관리가 의료진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는 일반인 요구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개인의 시간과 여유에 따라 쉽게 접근이 가능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관리에 대한 요구도 60.2%로 높았다. 고령일수록, 광역시 또는 중소도시에 거주할수록 이러한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관리의 요구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건소 방문을 통한 관리는 47.3%가 희망했고, 고령일수록 요구도가 더 높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윤아일린 교수는 “환자 3명 중 1명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위해 가장 권고되는 것은 생활습관의 교정”이라며 “이와 함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성공적인 생활습관의 교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원을지대병원 이준혁 교수는 ”한국인에게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고혈압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장기적 합병증에 대한 경각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무엇보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인한 합병증과 의료 비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성별, 연령대별로 건강관리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