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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적극 모색해야송승재(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겸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라포르시안] 2015년 5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메르스(MERS)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정부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 및 전문인력 부족, 정보 공개 지연 등으로 6월 9일까지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의료환경과 전통적인 간병·간병인 문화는 감염병을 더 빠르게 확산시켰다. 그 결과 186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다행히 정부는 6월 9일 이후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집중관리병원 지정과 1:1 밀접접촉자 관리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 끝에 7월 4일 이후에는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두고 감염병을 조기에 종식시킨 우수한 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메르스 사태는 우리나라의 보건 체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감염병을 대비하는데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됐다. 범국가 차원에서 감염병에 대응하면서 국회·의료 전문가·언론은 방역체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언을 쏟아 냈다. 정부는 이를 최대한 반영해 2015년 9월 1일 방역체계 개편대책을 발표하고 감염병 유입 차단, 조기 발견, 확산 저지, 의료환경 개선과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정부는 메르스가 종식된 후 2016년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기관으로 격상했다. 24시간 국내외 신종감염병 등을 감시하는 긴급상황센터와 대국민 위기 소통을 전담하는 위기소통담당관을 신설했으며, 역학 조사관 30명을 신규 채용해 초동대처 능력을 강화한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다부처 R&D 프로젝트 추진, 메르스 연구 자원 DB화, ICT(정보통신기술) 활용, 국립보건원 내 신종감염병 연구기능 강화 등 국가방역체계 개편도 진행했다.

메르스 당시 경험은 2020년 2월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발생과 동시에 감염병 위기 대응체계를 통해 신속하게 대처했다. 특히 ICT를 활용한 방역 정책은 다른 나라에서도 참고할 정도로 우수했다. ICT를 활용한 대표적인 감염병 대응 방법으로는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Epidemiological Investigation Support System·EISS)을 꼽을 수 있다. EISS는 3개 통신사, 경찰청, 여신금융협회, 22개 신용카드사로부터 받은 카드 결제·위치추적·CCTV 정보 등을 통합 관리·분석해 확진자 동선과 전파 경로 등을 파악한다.

정부는 EISS로 기존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28개 관계기관 간 공문 작성 및 유선 연락 등 확진자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을 전산·자동화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확진자 1명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2~3일에서 6시간 이내로 축소할 수 있었다. 이밖에 긴급 재난 문자 시스템이나 SNS를 통한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 전달, 데이터 공유를 통한 마스크 구입정보 제공, 비대면 진료 등 ICT를 활용한 감염병 예방 정책은 큰 효과를 거뒀다.

물론 미국 등 선진국들도 코로나 대응에 다양한 ICT를 활용했지만 한국 만큼 적재적소에 사용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는 ICT를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전염병 방역의 기본을 지킬 수 있었다. 전 국민이 확진자 동선을 공유하고 정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수신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국민은 정부 방역 정책을 신뢰했고, 정부는 이 신뢰를 바탕으로 방역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펼칠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코로나 확산을 다른 나라에 비해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ICT 활용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앤데믹을 언급하는 등 코로나를 대하는 세계 각국 정부와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만 해제된 우리나라와 달리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필수 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 물론 코로나 이전으로 오롯이 돌아가기는 힘들겠지만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가 조금씩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코로나에 대응하면서 얻은 여러 성공적인 경험을 이후에도 활용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ICT가 전염병에 대한 예측·예방·치료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을 개선·보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최근 민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서비스부터 디지털 치료기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그 활용을 위해 규제 개선과 지원책도 마련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한 만큼 해당 기술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의료와 보건 현장에 도입해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국민 보건과 의료체계를 보완·발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이고 훌륭한 수단 중 하나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의 건강한 삶이다. 추구해야 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데 기술 발전에만 몰두한다면 정작 중요한 목표와 가치는 놓치거나 뒤로 밀리기 쉽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목표를 명확히 한 상태에서 기술 개발과 적절한 제도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의료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보건 체계를 개선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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