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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검진에 PET-CT는 만능?...암검진, 시작은 있어도 종료연령은 없다?의학한림원,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 문제 제기
의료서비스 '현명한 선택' 일환으로 건강검진 권고문 개발 추진 중
내달 2일 보건의료포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라포르시안] 국내 의료계에서도 불필요한 진단이나 검사, 치료를 줄여 의료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의료서비스의 현명한 선택'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과잉 건강검진으로 생기는 문제를 짚어보고 보다 현명한 건강검진 선택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022년도 정책개발위원회 사업으로 올 연말까지 '슬기로운 건강검진을 위한 권고문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1월 2일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보건의료포럼을 열고 개발 중인 건강검진 권고문에 대해서 여러 학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학한림원이 개발하는 권고문에는 ▲저위험군에서의 폐암 검진 ▲갑상선암 검진 ▲췌장암 검진 ▲PET CT를 이용한 암 검진 ▲기대여명 10년 미만 고령에서의 암 검진 ▲비타민 D 결핍 선별검사 ▲무증상 성인의 치매와 뇌 건강검진 ▲무증상 성인의 심장혈관 건강검진 ▲매년 시행하는 일상적인 건강검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는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에서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이 많이 이뤄져 과잉 진단, 과잉 치료로 이어진다는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의료계 안팎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발표 내용을 보면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가 ‘저위험군에서의 폐암 검진’과 ‘갑상선암 검진’에 대해서, 차재명 교수(경희대 의대)가 ‘췌장암 검진’과 ‘PET CT를 이용한 암 검진’에 대해서 발표한다.

최윤정 교수(국립암센터)는 ‘기대여명 10년 미만 고령에서의 암 검진’에 대해 국내외 근거 논문과 지침을 고찰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의대 이재호 교수가 '한국 건강검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다. 

명승권 교수는 ‘저위험군에서의 폐암 검진’이란 발제를 통해 저선량흉부단층촬영(LD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는 폐암사망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이득이 있지만, 이는 30갑년 이상 흡연력이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해 흉부 X-ray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제한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만약 그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했을 때 이득이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며, 일부 개인 건강검진에서 고위험군이 아님에도 LD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이 이뤄져 선별검사에 의한 위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명 교수는 무증상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문제도 제기할 예정이다. 

경희대의대 차재명 교수는 무증상·저위험군에서 췌장암 검진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개발위원회의 ‘한국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 2021’에 따르면 췌장암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선별검사로 췌장 CT를 권고했지만, CT는 방사선노출과 조영제 부작용 및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일반인 대상 선별검사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건강한 일반인 대상 췌장암 선별검사는 비용-효과적이지 않으며, 고위험군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이다. 

PET-CT 검사를 받는 모습.

증상이 없는 성인에서 암 조기검진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PET-CT는 그 역할이나 유용성에 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PET-CT는 방사선 조사량이 높고, 검사비용이 고가이며, 일부 비뇨생식기계 종양이나 저대사성 종양, 크기가 작은 종양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음에도 국내에는 PET-CT 검사로 모든 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암 검진에서 '종료연령' 필요성도 제기한다. 암 질환 선별검사는 사망 감소라는 이득이 발생하기까지 대개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는 기대여명이 이보다 적은 경우 이득보다는 검사와 치료 합병증 등 위해 가능성이 더 크다. 

통계청이 작성한 '2020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남성 80.5세, 여성 86.5세)이다. 하지만 2019년 국가 암 검진 수검 대상자 중 75세 이상 연령층 가운데 38%(101만2,215명)가 검진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주요 암 질환별로 국가건강검진에 대한 검사 시작연령을 정해놓고 있지만 '몇 세까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종료연령은 명확히 정해진 게 없다.  

기대여명을 고려한 암 검진 종료연령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기대여명 10년 미만 고령에서의 암 검진’에 대한 국내외 근거 논문과 지침을 고찰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주제 발표에 이어 패널 토론에서 관련 전문학회 대표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관계자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의학한림원은 "국내 보건의료체계에서 건강검진은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고 활성화돼 있다"며 "하지만 자신이 신뢰하는 일차의료 의사로부터 개인 건강위험도에 따라 근거에 기반을 두고 추천을 받는 게 아니라 이용자 스스로 마치 백화점에서 물건 고르듯 검진항목을 선택함으로써 과잉진단, 과잉치료, 의료 서비스 분절화로 이어지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건의료 당국이 입안하고 시행해야 할 정책을 이번 포럼에서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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