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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예측 가능한’ 의료기기 허가 정책 필요하다박선주(의료기기산업혁신연구회 총무이사)

[라포르시안] 의료기기 허가 전략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개념은 ‘본질적 동등성’이다. 본질적 동등성이 도입된 것은 불필요한 임상을 줄이면서 제품 안전과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본질적으로 동등하지 않은 제품은 임상을 통해 해당 제품의 안전과 성능을 확인한다. 더욱이 의료기기 임상은 의약품과 비교해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이 들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낼 만큼의 충분한 수의 임상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의료기기 허가 전략은 제품의 개발 검증단계를 거쳐 출시에 이르는 과정의 전·후반부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략에 따라 허가 검증 시 요구되는 시험이나 임상시험 실시 여부가 결정되고 출시 이후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기업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회사 이익을 위해 제품을 기획한다. 따라서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타 회사의 유사 제품과 본질적으로 동등하지만 우리 제품은 일정 부분 차별화가 있어 시장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처럼 두 가지 요소가 상충되지만 이를 적절히 조율해 가면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료기기 허가 전략은 R&D 단계에서부터 함께 수립해야한다. 허가 부서에서는 제품이 다 만들어진 이후 모든 시험과 임상이 실시된 이후에 규정에 따라 접수할 수 없다. 그래서 개발 단계에서부터 ▲해당 제품이 어떤 품목에 몇 등급인지 ▲GMP 인증을 별도로 거쳐야하는지 ▲기존 GMP 인증으로 품질이 보증되는지 아니면 임상자료가 요구되는지 ▲사용목적은 어떻게 기술하면 좋을지 여부를 함께 논의한다.

또 사용목적이나 임상 부분은 보험 전략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함께 논의된다. 규정은 변화무쌍하기도 하지만 집행하는 담당자에 따른 편차도 상당하다. 때로는 과학적인 입증이나 토론을 통해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었던 수많은 해명 편지나 추가 시험이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최악의 상황은 회사 제품이 본질적으로 동등해 임상자료가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막상 접수하고 보니 임상시험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는 말을 들을 때일 것이다. 이 경우는 제품 출시가 몇 년 뒤로 미루거나 심지어 출시를 포기하는 일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혁신적 의료기기나 법·고시에서 정해둔 일부 제품에 한해 ‘사전상담제’와 ‘사전검토제’ 등이 존재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본질적으로 동등하고 크게 임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제도적 지원책이 없는 실정이다.

제품 변경 또한 쉽지 않아 grace period(유예기간)을 기대할 수 없다. 허가·인증·신고 변경 일을 기점으로 제품이 바뀌어야 한다. 때문에 생산 공장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재고 관리 또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의약품은 사전검토제가 활성화 돼 유예기간이 없는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 사전검토는 특정 경우에 한정돼 있다. 유럽 MDR로 인해 변경사항이 늘어난 회사들이 비명을 지르는 이유다.

민원인들에게 의료기기 허가 전략은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다. 의료기기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믿을만한 곳에서 확실한 답을 구해 이에 따라 제품을 검증하고 빠르게 출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식약처에 전화나 신문고로 접수·문의해도 그 답을 얻을 수도 없다. 아직 개발단계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접수하면 보겠다”는 공허한 답이 돌아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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