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빅데이터 활용해 분석..."유증상 확진자 중심 관리전략으로 전환"

[라포르시안] 코로나19 감염시 독감에 걸렸을 때와 비교해 합병증 발생률이 더 낮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은 심사평가연구소와 국립중앙의료원·분당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이 심사평가원 청구데이터를 활용한 공동연구로 ‘코로나19와 독감의 합병증 발생 비교연구’ 결과를 미국 CDC(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Emerging Infection Disease'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합병증과 독감 합병증을 비교하기 위해 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2020년 1월~9월) 2만1,615명과 독감환자(2017년 7월~2018년 6월) 2,38만696명을 분석했다. 

합병증은 ‘코로나19 혹은 독감 진단 전 3년간 특정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이 없으나, 코로나19 혹은 독감에 걸린 후 새롭게 발생한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라 소화기계, 근골격계, 치주질환, 피부염, 탈모,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렴, 심혈관질환, 심부전, 뇌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기분장애, 치매에 대해 발생률을 확인했다. 

코로나19 환자에서 합병증 발생률은 19.1%, 독감 환자에서 합병증 발생률은 28.5%였다. 코로나19 환자에서 합병증 발생률이 독감 환자보다 높지 않았다. 

합병증의 상대위험도(Relative risk, RR)는 대부분 질환에서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적거나 비슷했다. 다만 치매(RR 1.96), 심부전(RR 1.88), 기분장애(RR 1.73), 탈모(RR 1.52) 등에서 발생 위험은 코로나19 환자에서 다소 높았다.

코로나19 합병증 발생은 20~44세, 의료급여 수급권자, 대구 경북지역 거주자, 경증 입원환자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폐렴, 심혈관질환, 심부전,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 발생은 고령자 및 동반질환이 많은 사람에서 높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는 대체로 합병증 발생률이 독감 환자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심부전, 기분장애, 치매, 탈모 발생률은 다소 높아 해당 질환 고위험군은 합병증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합병증은 기존 코로나19 합병증을 연구한 다른 연구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비록 발생률이 높지는 않지만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경우 합병증도 증가할 수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연구대상이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로 한정돼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는 추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실제 불편증상은 추계된 것과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사평가연구소는 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외 임상전문가와 협업 및 내부 연구로 코로나19와 관련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논문 교신저자인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 소장은 “현재 코로나19 합병증 발생률이 독감보다 더 높지는 않았으나, 치명률(2022월 1월 4일 기준 코로나19 0.9%, 독감 0.05~0.1%)은 더 높다"며 "코로나19 합병증 발생률이 높지 않으므로 예방접종을 통해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면 코로나19 관리전략도 독감과 같이 유증상 확진자 중심 관리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이혜진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독감과 비교했을 때 합병증 발생률이 높지 않은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생각된다”며 “그렇지만 코로나19는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고, 장기 합병증은 아직 알 수 없는 만큼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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