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완식(한양류마엄완식내과의원 원장)

[라포르시안] 한국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심퍼니’(성분명 골리무맙)는 정맥주사(IV), 프리필드시린지(PFS)에 더해 최근 환자 편의성을 높인 오토인젝터 제형을 출시했다. 심퍼니 오토인젝터는 주사 바늘이 보이지 않아 기존 프리필드시린지 주사 바늘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환자들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밀어서 투여하는 다른 펜타입의 생물학적 제제와 달리 여러 손가락으로 감싸는 방식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양류마엄완식내과 엄완식 원장(대한류마티스내과의사회 회장)을 만나 심퍼니 오토인젝터가 환자 편의성과 순응도에 미치는 영향과 TNF-α(tumor necrosis factor-α) 억제제의 장점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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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마티스 관절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있다. 심퍼니와 같은 TNF-α 억제제 계열의 장점은.

= 류마티스관절염에서 TNF-α 억제제 중 엔브렐이 1998년도에 미 FDA 허가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0년대는 다양한 TNF-α 억제제가 출시됐다. TNF-α 억제제가 기존 치료제와 가장 차별적인 장점은 타깃을 정한다는 점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확인해 이 타깃을 치료 목표로 하자는 접근이 가능해졌다. TNF-α 억제제도 처음 출시됐을 때에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안전성 데이터가 쌓이면서 안착했다고 본다. 

- 대학병원에 비해 개원가에서는 TNF-α 억제제 처방이 많지 않은 것 같다.

= 개인적으로 대학병원에 있을 때부터 심퍼니와 같은 TNF-α 억제제를 처방하고 개원 후에도 사용하고 있다. 대학병원이나 개원가나 TNF-α 억제제가 필요한 환자들은 분명히 있지만 개원가에서는 TNF-α 억제제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비 삭감 등 경영상 압박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TNF-α 억제제를 처방하면서 삭감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서는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TNF-α 억제제는 종류가 많다. 개원가 입장에서 모든 치료제를 전부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나만 정해 놓고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환자 입장에서는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주사를 맞지 못하고 대학병원을 찾아 오래 기다려서 투여받는 불편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 심퍼니가 오토인젝터 제형을 출시해 기존 정맥주사(IV)와 프리필드시린지(PFS)까지 총 3개 제형을 갖추게 됐다. 동일한 치료제가 다양한 제형을 갖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 치료제의 제형이 다양화되는 것은 기존 치료제에 대한 환자 불편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제품에 반영한다는 뜻이다. 과거 주사제는 주사 바늘이 보이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환자들도 있었고, 일부는 주사 부위에 국소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도 있었다. 심퍼니 오토인젝터도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일반적인 오토인젝터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환자의 다양한 상황을 고민했고,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력이 적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퍼니 오토인젝터는 기존 펜타입들 갖고 있던 단점을 대폭 보완했다. 관절염 환자는 손이 편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심퍼니 오토인젝터는 손 전체로 잡아서 누르면 약물 투입이 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젊은 환자들이 많아 자가주사를 선호하는 강직척추염 환자와 적은 힘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성 비율이 높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토인젝터의 크기도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환자 편의성이 증가됐다고 볼 수 있다. 

- 심퍼니 오토인젝터와 정맥주사를 비교한다면.

= 심퍼니 오토인젝터는 한달에 한 번 주사이기 때문에 환자 편의성이 더 높다. 장거리 원정 환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에 적합하고, 증상이 안정적인 젊은 환자의 경우 심퍼니 치료 6개월 이후부터 3개월 분을 한 번에 처방 받을 수 있어 굉장히 편리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반면, 자가주사를 불안해하는  환자도 분명히 있다. 이런 환자에게는 다른 제형의 옵션이 필요하다. 특히 정맥 주사는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다른 피하주사제는 체중이 약 60kg 기준으로 책정돼 있어 그 이상으로 체격이 큰 환자나 통증 등 증상의 정도가 심한 환자에게는 정맥주사가 고려된다.

- 심퍼니 오토인젝터와 프리필드시린지는 자가주사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자가주사 교육도 중요할 것 같다.

= 투여가 쉽다고 해도 자가주사인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위해 환자에게 충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간호사의 반복적 시연을 통해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확인하고 안내자료도 함께 전달하면서 정확히 주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환자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 심퍼니는 주사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중에는 먹는 약도 있다. 두 제형의 차이가 환자들에게 편의성과 만족도 측면에서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 두 제형 모두 장단점이 있다. 주사제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환자에게는 JAK(Janus Kinase) 억제제와 같은 경구형 제제가 장점일 수 있다.  그런데 JAK 억제제는 아직까지 안전성 이슈가 남아있다. 심퍼니는 주사제이지만 오랜 기간 처방되면서 안전성을 확보해왔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에게는 앞서 말한 경구용 제제의 안전성 부분과 함께 TNF-α 억제제인 주사제도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모두 설명하고 있다. 

-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질환 인지도와 치료 접근성은 어떤가.

= 20년 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해보면 당시 상당수 환자는 관절과 관련한 다양한 민간요법에 대한 믿음이 컸다. 진료를 보면서 환자들이 쓰고 있는 민간요법을 들으면 이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 과학적 근거 등을 확인 후 다시 환자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환자가 많았다.

지금은 질환 인지도 측면에서는 과거보다 매우 좋아졌다. 아무래도 심퍼니와 같은 TNF-α 억제제 등의 치료제 등장으로 치료 효과가 드라미틱하게 좋아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다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단과 치료를 위해 발병 후 6개월이 매우 중요한데, 이 시기를 놓치고 오는 환자를 만날 때 안타깝다. 류마티스 환자 5명 중에 1명은 혈청 음성이기 때문에 혈액 검사를 해도 류마티스 인자가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 역시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혈청 음성 환자들은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하면 진단이 가능한데, 류마티스 인자가 음성이라서 산정특례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이런 환자들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판단하고 제도적 개선을 위해 정부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

- TNF-α 억제제 처방을 시작하려는 개원가에 조언한다면.

= 개원가에서 다양한 TNF-α 억제제를 구비하기 번거로운 점이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환자에게 TNF-α 억제제가 필요한 시점이 오기 때문에 TNF-α 억제제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환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치료 효과와 관리가 편한 점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퍼니는 한 달에 한 번만 맞으면 되고, 환자에 따라서 정맥 주사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TNF-α 억제제는 1주 혹은 2주에 한 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불편해 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심퍼니 오토인젝터는 자가 주사 방법도 간편하고, 간호사가 자가주사 교육하기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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