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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의료서비스, 병원·의사 중심서 환자 치료 선택권 확대로"김재욱(민트병원 대표원장)
정계정맥류(Varicocele)는 정맥 안에 존재하는 판막 이상으로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역류해 음낭 속 정맥에 피가 고여 구불구불하게 늘어나는 혈관질환이다. 이미지 출처: 민트병원

[라포르시안] 정맥 안에 존재하는 판막 이상으로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역류해 음낭 속 정맥에 피가 고여 구불구불하게 늘어나는 혈관질환 ‘정계정맥류’(Varicocele).

소아부터 청소년·성인에 이르는 전 연령대에서 관찰되는 정계정맥류는 일반 남성의 10~15%, 불임 남성의 경우 21~41%의 유병률을 보이는 생소하지만 흔하게 발병하는 정맥질환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9,000명의 난임 부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액검사 소견 시 이상이 있는 경우 25.4%, 정상인 경우에도 11.7%에서 발견됐다.

정계정맥류와 불임은 명확한 인과성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는 피가 역류하면서 음낭의 노폐물이 누적돼 활성산소 등에 의해 고환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혈류장애나 역류로 인해 피가 고여 고환의 온도가 상승해 정자 생성 및 운동성을 방해해 불임을 유발한다는 의학적 가설이다.

학계 연구 결과 특별한 원인 없이 1년 이상 임신이 안 되는 부부의 남성이 정계정맥류를 앓는 경우 이를 치료하면 자연 임신율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가설을 뒷받침한다.

보통 사춘기 전후 발병해 고환의 성장과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계정맥류는 대부분 특별한 통증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경각심 없이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정계정맥류는 저절로 낫지 않고 평생 지속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방치하면 점차 고환 기능이 저하되고 난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정계정맥류 치료 방법에는 크게 ▲절개수술 ▲복강경 수술 ▲색전술이 있다. 절개수술은 피부절개 위치에 따라 후복막접근법·서혜부 및 서혜 하부 접근법·음낭접근법으로 나뉜다.

복강경 수술은 기본적으로 후복막접근법을 이용한 절개수술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서혜부 및 서혜 하부 접근법을 통해 문제가 생긴 정맥혈관을 묶어 차단하는 절개수술은 합병증과 재발률이 낮은 장점으로 정계정맥류 1차 치료법으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음파·혈관투시조영 영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오른쪽 팔의 혈관 내로 카테터를 삽입해 역류가 되는 고환 정맥까지 진입한 후 코일(혈관 내 색전 촉진용 보철재) 또는 경화제로 색전을 시행해 문제 혈관을 막아 역류를 차단·폐쇄하는 ‘색전술’(Embolization)이 정계정맥류 환자의 치료옵션 확대는 물론 비수술적 표준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계정맥류, 방치하면 불임 유발…조기진단 중요”

2008년 국내 첫 인터벤션(Intervention·중재) 영상의학 클리닉으로 출발한 ‘민트병원’(대표원장 김재욱)은 기존 절개수술에서 색전술로의 정계정맥류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터벤션 전공 영상의학과 전문의 김재욱 대표원장은 라포르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정계정맥류의 조기진단은 중요하되 치료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

김 원장은“정계정맥류는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병하며 진행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기 환자에서는 심한 경우 고환 성장을 방해하거나 나아가 정자 생성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며 “WHO에서도 10세 이후 청소년기에 필수적으로 정계정맥류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계정맥류는 조기진단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남성 불임을 걱정하는 지나친 우려 때문에 무조건 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로부터 증상에 대한 충분한 이야기를 듣고 정확한 검사와 진단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치료시점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정계정맥류는 자가진단을 통해서도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눈으로 봤을 때 고환의 좌우 크기가 크게 다르고, 음낭이 많이 처져 있으며 고환 부위로 구불구불한 핏줄이 심하게 보이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 봐야한다.

배에 힘을 준 상태에서 양손을 고환에 대고 만졌을 때 핏줄이 만져지거나, 장시간 서 있을 때 고환에 통증과 묵직한 불편감 등이 있다면 전문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정계정맥류는 임상단계에 따라 1~3기로 나뉜다. 도플러 초음파·적외선 체열·정액검사 등을 통해 3기로 진단받으면 치료를 고려해야한다.

김재욱 원장은 “환자가 자가진단을 했을 때 혈관이 불룩불룩하게 튀어나온 게 보이고, 왼쪽 고환이 많이 처져 있다면 3기를 의심해 봐야한다”며 “성인 남성은 정액검사 등을 통해 정자 수나 운동성 등 정액지표에 이상이 있으면 적극적인 정계정맥류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청소년기 환자는 윤리적인 문제 등 정액검사가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한 진단에 대한 일부 의학적 이견이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고환의 좌우 용적(부피)가 15~20% 이상 차이가 나면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소침습 비수술 치료로 빠른 일상생활 복귀”

민트병원은 2008년 개원 당시 병원 명(MINT)에서도 알 수 있듯 ‘최소침습 비수술적 치료’(Minimally Invasive Non-surgical Treatment)를 표방하며 ▲하지정맥류 ▲골반울혈증후군 ▲정계정맥류▲ 자궁근종 ▲전립선비대증 등 다양한 적응증에 색전술을 시행해왔다.

이 가운데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개원 이래 2020년 3월 기준 총 3,000례를 돌파했다. 월평균 약 25건의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9월 현재 약 3,500례의 색전술이 시행된 것으로 추산된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오른팔 부위에 국소마취를 하고 2㎜ 침습 후 정맥 내 카테터를 삽입해 정맥류를 일으키는 문제 혈관을 1차 백금 코일로 막은 뒤 2차로 혈관 경화제를 주입해 문제 혈관을 차단·폐쇄해 치료하는 비수술적 인터벤션 치료법이다. 이미지 출처: 민트병원

색전술은 혈관보다 가느다란 미세도관(카테터)을 혈관 안으로 삽입해 이를 통해 코일을 넣고 병변과 연결된 혈관을 차단·폐쇄해 치료하는 비수술적 인터벤션 시술법.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오른쪽 팔이나 대퇴부 혈관 속으로 2㎜ 정도의 기다란 카테터를 삽입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막아 역류를 차단해 치료한다.

혈관 내로 진입하는 시술법은 병변 부위 외에 다른 주변 조직을 건드릴 우려가 없어 수술보다 안전하고 치료효과가 높아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몸에 거의 무리가 없고 회복이 빠르며 시술 직후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특히 초음파·혈관투시조영장비(C-arm)의 기술적 진보와 카테터·코일·색전 물질 등 치료재료의 기능적 발전은 정계정맥류 색전술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합병증과 재발률을 크게 낮췄다.

김재욱 원장은 “정계정맥류 치료의 경우 기존 외과적 수술은 서혜부(아랫배와 허벅지 사이)를 절개하거나 배꼽을 통한 복강경 수술로 문제 혈관을 자르고 묶어 역류를 차단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색전술은 오른쪽 팔 부위에 국소마취를 하고 2㎜ 침습 후 정맥 내 카테터를 삽입해 정맥류를 일으키는 문제 혈관을 1차 백금 코일로 막은 뒤 2차로 경화제(Sodium Tetradecyl Sulfate·STS)를 주입해 손상을 줘 흉터를 만들어 붙여버리는 것”이라고 치료기전을 설명했다.

“색전술, 높은 치료효과…1차 치료로 충분한 가치”

과거만 하더라도 정계정맥류는 절개수술이 1차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지금도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나 상급종합병원 건강정보를 살펴보면 절개수술이 복강경·색전술과 비교해 치료효과가 높고 합병증·재발률은 낮은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피부절개·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짧은 시술시간과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한 색전술은 초음파·혈관투시조영장비(C-arm)를 비롯해 백금 코일·혈관 경화제 등 치료재료의 발전으로 임상적 유효성·안전성을 충족하며 환자 중심 최소침습 중재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재욱 원장은 “2008년 개원 당시부터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미세현미경 절개수술과 비교해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재발률이 높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일부 인터넷에는 비뇨기과 교과서로 불리는 ‘Campbell-Walshs Urology’에 20년 전 실린 내용들이 그대로 올라와있다”며 의학적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인터벤션 술기는 물론 초음파·혈관투시조영과 같은 영상 기술이 발전하고 카테터·색전 물질 등 발달로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색전술 과정에서 일반 스테인리스 코일을 사용했고 혈관 경화제 또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발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코일 종류도 모양과 넣는 방식에 따라 다양해졌다. 특히 보스톤사이언티픽 백금·텅스텐 합금 코일 ‘인터락’(Interlock)은 락킹(Locking) 기능으로 넣고 빼는 재조정이 가능해 목표 혈관에 정확히 정위치 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폐쇄하는 경화제 역시 오래 전부터 하지정맥류 등 정맥질환 색전술에 사용돼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약물로 백금 코일과 함께 정계정맥류 치료효과를 높여 재발률을 낮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임상 논문을 살펴보면 정계정맥류 재발률은 미세현미경 수술이 가장 낮고 복강경이 제일 높으며, 색전술의 경우 미세현미경 수술과 비슷한 2%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

이는 민트병원 자체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민트병원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한 정계정맥류 색전술 1,751례 가운데 성인에 해당하는 1,574례를 추적 검사한 결과 시술 성공률은 98.5%로 조사됐다. 또 시술이 성공한 1,540례 중 34례(2.3%)에서 정계정맥류가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은 “정계정맥류 표준 치료법은 치료효과가 높으면서 환자에게 위험성이 적고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한다”며 “색전술은 이러한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1차 치료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원장은 “그간 의료서비스가 병원·의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환자의 니즈에 부합해 치료 선택권을 확대하는 ‘환자 중심’으로 변해야한다”며 “나아가 환자 입장에서 좁은 의미의 장기 보존이 아니라 그들의 일상생활과 삶을 보존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를 제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트병원은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병원을 넘어 ‘환자 중심 보존 치료’를 위해 진단·시술·수술을 하나로 융합한 최소침습 하이브리드 치료(Minimally Invasive New-hybrid Treatment·MINT)를 제공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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