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현 교수.
조수현 교수.

[라포르시안]  니코틴과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용액을 가열해 체내에 흡입함으로써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내는 전자담배는 2007년 국내 도입된 후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있어 점차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연구 결과 대다수 흡연자들이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흡연자(dual users)로 확인됐으며, 복합흡연을 할 경우 체내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은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팀이 최근 ‘전자담배, 일반담배, 복합 흡연과 체내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와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Electronic Cigarettes, Conventional Cigarettes, and Dual Use and Inflammation and Oxidative Stress)’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조수현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5,191명의 한국 성인들을 실제 흡연 패턴에 따라 일반담배군,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흡연군, 전자담배만을 사용하는 군, 비흡연군으로 구분했다. 

이후 각각 흡연 패턴 분류군별로 니코틴 지표를 나타내는 ‘요 코티닌(urinary cotinine; Ucot)’, 염증 지표인 ‘요산(uric acid; UA)’과 ‘고감도 C-반응 단백(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과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지표를 나타내는 체내 항산화 물질인 ‘엽산’, ‘비타민 A, E’ 등 각 군의 평균 농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총 연구 대상자 5,191명 중 일반담배군은 940명(18.7%), 복합 흡연군은 110명(2.7%), 전자담배군은 23명(0.6%), 그리고 비흡연군은 4,118명(78.0%)이었으며, 전체 전자담배 사용자 133명 중 복합 흡연자는 82.7%(110명)로 확인됐다.

이들 흡연패턴별 각 지표의 평균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흡연군이 ‘요산’ 농도 및 ‘요 코티닌’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감도 C-반응 단백(hsCRP)’ 농도는 비흡연군에 비해 모든 흡연군에서 높았으며, 산화 스트레스 지표는 모두 복합 흡연군이 비흡연군보다 높았다.

이를 통해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82.7%의 대다수의 복합흡연자가 일반담배 또는 전자담배 흡연자 보다 체내 염증 및 산화 스트레스 지수가 더 나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와 별도로 2016년 전자담배 사용 경험이 있는 성인 204명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금연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47.5%) 및 '일반담배 흡연보다 상대적으로 유해성이 낮을 것'(23.6%)이란 인식이 주된 사용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수현 교수는 “많은 흡연자들이 흡연량을 줄이려는 목적 또는 일반담배에 비해 덜 유해하다고 인식해 71.1%가 금연 및 유해성 감소의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응답했지만, 전자담배 사용자 중 80% 이상이 일반담배를 같이 사용하는 복합 흡연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복합 흡연 시 기존 흡연량을 유지한 채 추가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향이 높아 니코틴 및 다른 독성 물질에 오히려 과다 노출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니코틴, 염증, 산화스트레스 지표가 가장 높은 복합흡연이 일반담배 또는 전자담배 단독 흡연보다 더욱 유해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전자담배 사용에 대한 적절한 금연교육과 복합흡연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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