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정회원사 1/3 반부패경영시스템 인증
"외국계 기업과 협업시 기업 윤리경영 입증 중요시 여겨"

[라포르시안] “과거 국내 제약사들이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나아가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인 'ISO 37001'에 무게를 싣고 있다. ISO 37001은 사내 위법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 및 관계사들의 신뢰 증가에도 효과적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의 ISO 37001 도입 추세 및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ISO 37001은 조직의 부패 방지를 위해 지난 2016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구축한 시스템으로, 경영 투명성과 청렴성, CP와 관련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수립하고 실행, 유지 및 개선을 위한 표준을 제시해 놓았다. 

국내 제약기업 상당수도 이미 ISO 37001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관련 기사: "제약사, 반부패경영시스템 도입 3년 후부터 기업문화로 정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정회원사 180곳 중 54곳이 인증을 받았으며, 6곳은 현재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인증을 검토하는 회원사는 4곳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현재 ISO 37001을 도입한 회원사가 전체 정회원사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사장단 13개사에서 먼저 도입을 시작했고, 그 다음에 이사회와 일반회원으로 도입을 늘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7년도에 ISO 37001 도입을 이사회에서 결의했고, 초기 상담받는 비용 지원해서 전 회원사들이 ISO 받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도입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주는 것은 없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윤리경영을 하자는 취지에서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약바이오업체 중에서 ISO 37001을 도입한 기업이 미도입 기업에 비해 청렴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제약바이오산업 ISO 37001 인증사업 도입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반부패 윤리문화(업무의 투명한 처리, 청탁 등) ▲부패방지 제도(부패 행위 신고제도 등) ▲내·외부 업무 청렴(인사, 금품수수 등) ▲윤리경영 리더십(최고경영자의 노력 등) 등 다섯 가지 항목을 종합해 집계한 회사의 청렴 수준은 ISO 37001을 도입한 기업들이 5점 만점에 4.34점으로 나타났다. 도입을 진행 중인 기업(4.29점)이나 도입하지 않은 기업(3.89)에 비해 더 높았다.

ISO 37001은 기업의 반부패 윤리문화 개선에도 효과적이지만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에 필수 요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ISO 37001을 도입한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국내는 협업에서 가치 평가 기준으로 매출을 꼽는 경향이 있다면 외국계 기업 및 외부 투자자 등의 파트너사는 기업 윤리문화를 가치있게 평가한다”며 “따라서 외국계 기업과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업 윤리문화 입증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ISO 37001 도입은 이미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과거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이나 공정거래법 강화 등으로 인해 제약사의 영업 및 마케팅 전략도 많이 변했다”며 “최근 몇 년간 각종 규제 법안 역시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점점 제약기업의 준법 영업과 윤리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지금은 ISO 37001이 의무는 아니지만 이를 도입해야 기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풍토로 변하고 있다"며 "미도입 기업이 이런 시류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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