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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좌담회-1] 미 FDA가 분석한 ‘K-방역’ 성공 요인은?<라포르시안-의료기기산업협회> ‘포스트 코로나 의료기기산업 발전’ 심층좌담회 공동주최
FDA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보고서 통해 “진단검사키트 신속개발” 높이 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감염병 팬데믹(Pandemic) 공포로 내몰았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기하급수적인 감염자 확산은 일상생활을 파괴하고 부실한 보건의료시스템 민낯을 보여줬다. 코로나19는 의료접근성과 예방의학 중요성은 물론 의료기기산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를 제시했다. 한국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한 이유는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이 가능한 보건의료체계와 함께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과 국제조화 된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염자 격리를 위한 선별 방법에 필수적인 진단검사키트 등 체외진단의료기기는 ‘K-방역’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5월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간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South Korea’s Response to COVID-19) 보고서는 진단검사키트 연구개발과 제품화를 목표로 한국 정부의 선제적 투자와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라포르시안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FDA 보고서가 분석한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요인과 그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체외진단산업계와 규제기관의 대응과 성과를 살펴보고,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포스트 코로나19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심층좌담회’를 지난 4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공동주최했다.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체외진단의료기기)위원회 간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좌담회는 주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이남구 IVD위원장, 이진휴 협회 감사, 정희석 라포르시안 취재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본지는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해 3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사진 김지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기자, 정리 최소현 인턴기자> [편집자주] 

[라포르시안] 황선빈 IVD위원회 간사: 먼저 심층좌담회를 마련해준 보건의료 대안매체 라포르시안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감사드린다.

이번 좌담회는 코로나19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역할과 성과를 살펴보고, 나아가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주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이남구 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장을 모셨다. 주광수 고문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국장 재직 시절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던 체외진단기기를 국제조화에 맞춰 의료기기로 품목 분류하고 지금의 ‘체외진단의료기기’라는 단어를 확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듣고자 한다.

다음으로 이남구 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발생 초기 한국의 성공적인 대응과 함께 해외에서의 폭발적인 진단검사키트 수요였던 만큼 산업적 측면에서의 체외진단의료기기 현황과 성과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본지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지난 4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심층좌담회’를 공동주최했다.

황선빈 간사: 지난 5월 27일 미국 FDA는 ‘한국의 COVID-19 대응’을 제목으로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을 높게 평가한 이례적인 보고서를 발간했다. 논의를 위해 간단히 정리하자면, FDA는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에 대한 분석을 통해 추후 정책에 참고하고자 보고서를 작성했다. 다만 해당 보고서는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작성하다보니 실제 한국 정부의 정책을 모두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FDA 보고서에 대한 의미와 평가를 부탁드린다.

주광수 고문: FDA가 다른 나라 사례를 높게 평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한국 식약처 의료기기국 혹은 의료기기심사부에 해당되는 FDA 산하 ‘의료기기·방사선보건센터’(Center for Devices and Radiological Health·CDRH)가 한국에 대한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보고서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의 체외진단검사법은 신속하고 정확도가 높은 탁월함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은 1983년에 ‘유전공학육성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유전자 해법을 총망라해 육성하자는 취지로 제정됐으며 당시 과학기술처가 주무부처였다.

유전공학육성법이 생긴 뒤 대학에 ‘유전공학과’가 생기고 정부 차원의 유전공학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한국의 유전공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기폭제는 미국이 2003년 4월 15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게놈의 모든 염기서열을 해석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HGP)를 완성했다고 발표하면서다.

한국 역시 이때부터 한국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금도 100만 명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유전공학육성법과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한 연구 성과가 지금의 체외진단의료기기 발전을 견인했다고 생각한다.

주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의료기기 단독 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의료기기법’을 제정한 국가가 드물며 선진국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법을 통해 허가심사 전문가를 육성하고 고도화된 인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만 보더라도 그 시작은 ‘유전자 검사’로 볼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유전자 검사기관을 보건복지부가 관리하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항목과 검사법을 업그레이드시켰고 매년 평가를 통한 정도관리가 이뤄져 검사결과 정확도를 높여왔다. 이러한 선제적인 노력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K-방역이라는 빛나는 성과로 귀결됐다.

특히 정부와 체외진단의료기기업계·민간실험실·검사기관이 협업해 코로나19 감염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가려내는 체외진단키트를 개발했고, 긴급사용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EUA)을 통해 감염병 팬데믹 초기 대응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FDA 보고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그간 한국 정부·의료계·학계·의료기기업계 노력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나 정책적, 제도적 기반에 대한 분석 없이 현 상황과 성과만을 평가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 FDA는 지난 5월 27일 25페이지 분량의 ‘한국의 코로나19 대응’(South Korea’s Response to COVID-19)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시스템과 핵심 전략을 소개하는 한편 진단검사키트 연구개발과 제품화를 위한 정부의 선제적 투자와 지원을 높게 평가했다.

이남구 IVD위원장: FDA 보고서가 놀라운 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미국이 먼저 평가했다는 점이다. 앞서 주 고문께서 언급한 내용을 부연하자면 FDA가 언론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이다보니 빠진 내용이 있었다.

FDA가 언급한 정부 정책이 개인정보에 대한 활용 법안 개정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MERS) 이후 대응 정책이라는 두 가지 배경만 들었다는 점이다.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2017년은 매우 중요한 해였다. FDA 보고서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7년부터 전염병 진단검사 기술에 거의 270억 원을 투자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위한 진단검사키트를 신속하게 개발·제조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남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장

2017년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체외진단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제정돼 이때부터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국내 의료기기산업 규모가 생산실적 기준 6조~7조 원인 상황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 독립법 제정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많은 노력을 통해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정을 이끌어냈고, 이러한 노력과 성과들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K-방역의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황선빈 간사: FDA 보고서에서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핵심 전략(core strategy)을 크게 ‘3Ts’로 분류했다. Testing(검사·확진) Tracing(역학·추적) Treatment(격리·치료)에 초점을 맞춘 방역시스템을 디자인해 검사와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신속하게 감염자를 격리하고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을 어떻게 평가하나?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IVD위원회 간사

주광수 고문: FDA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미국과 달리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 체계적이며 효과적인 방역시스템만을 국한해 평가한 것 같다. 3Ts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제한적 분석과 평가에 불과하다.

한국은 이미 바이오·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이자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을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FDA 보고서에는 이러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역량평가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헌신적이며 수준 높은 한국 의료진과 보건의료체계,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정보공개, 정부의 대국민 소통 노력 등 이런 점들에 분석과 평가 역시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의 우수성은 반대로 미국이 부족했고 아팠던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견이지만 우리 국민들은 국난이 발생하면 일치단결해 대처하는 고유한 DNA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DNA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성’으로 극명하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이남구 IVD위원장: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고통이 따랐겠지만 사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완화된 조치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이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국 일부 도시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은 이동·외출 금지라는 폐쇄 및 봉쇄령을 내리면서 경제활동이 정지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유지했다.

의료기기산업 측면에서는 괄목할만한 수출 성장을 일궈냈다. 만약 정부가 전면 폐쇄 정책을 선택했다면 의료기기산업 역시 마비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FDA 보고서에도 적시한 것처럼 한국은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밀접접촉자 등 14일간 자가격리 위반율이 단 0.2%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가 IT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이용했을 뿐 아니라 자가격리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대폰 앱을 이용해 자가격리자 동선을 추적관찰하고, 체온을 입력하게 해 감염 의심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함께 격리기간 중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불편함을 최소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보건의료관리체계가 적절히 작동한 가운데 통행금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고 선별적인 격리와 추적관찰이 가능했으며, 국민들의 위기 대응 인식 또한 높았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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