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 고대안암병원 교수팀, 심전도 기반 CT 간격 분석

박성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박성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라포르시안] 협심증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이 생겨 흉통을 유발하는 질환.

심근경색으로 진행해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슴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상당수가 협심증 외 근골격계 질환, 대상포진, 호흡기질환, 정신질환 등이 원인인 경우가 있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협심증을 감별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박성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조동혁·박성미)이 한국인에게 적합한 협심증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심전도 기반 QT(심전도에서 Q파 시작부터 T파 종료까지의 간격으로 심실근의 흥분이 개시된 후 종료될 때까지의 시간) 간격을 활용한 예측법으로서 기존 서양인 기준 협심증 모델에 QT 간격을 추가해 한국인 협심증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협심증 예측모델은 ▲환자 나이 ▲성별 ▲흉통의 양상 ▲동반 심혈관질환을 근거로 예측한다.

하지만 담당 의사가 기존 예측모델을 기반으로 환자를 열심히 진료할지라도 협심증 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놓친 환자가 심혈관 사망의 1/3을 설명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로 예측모델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협심증의 예측력을 높이는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협심증 환자들이 협심증이 없는 사람에 비해 QT 간격이 크다는 것은 이미 기존 연구들을 통해 밝혀져 있었다.

QT 간격은 심전도 검사항목중 하나로 Q파의 시작에서 T파의 끝까지의 시간을 말하며 심실이 수축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완을 마칠 때까지의 간격이다.

관상동맥 협착은 심근 허혈을 유발하고 심근허혈은 심실 세포들의 재분극 시간을 다르게 해 QT 간격을 증가시킨다.

박성미 교수팀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팀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흉부증상을 호소한 환자 1,741명이 국내 11개 병원 외래에서 측정한 심전도 QT 간격을 확인했다.

연구결과 협심증 환자에서 QT 간격은 444msec, 비협심증 환자에서 429msec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협착된 관상동맥 수가 많고 협착 정도가 심할수록 QT 간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QT 간격 증가는 증가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2.27배 협심증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는 임상에서 QT 간격이 협심증 진단과정에서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박성미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전도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흉통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라며 “이 연구결과는 비싼 비용이 드는 검사 없이도 협심증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협심증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여성 환자에서와 같이 비전형적인 흉통으로 내원했을 때 서양인 남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예측모델로는 협심증 위험도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로 개발된 예측모델을 적용해 비전형적인 흉통의 진단정확도를 높이고 조기 발견 및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Incremental value of QT interval for the prediction of obstructive coronary artery disease in patients with chest pain)는 한국인여성흉통등록사업연구(KoROSE)로 진행됐다. SCI급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2021년 5월 게재돼 국내외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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