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배상철 교수, 김광우 교수.
사진 왼쪽부터 배상철 교수, 김광우 교수.

[라포르시안]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대상으로 한 대단위 유전역학 연구에서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 발병과 연관된 46개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루푸스는 유럽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유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한 특징을 보인다. 반면 주로 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동아시아인의 특이적인 유전적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과 유전적 동질성이 높은 동아시아인 대상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를 위한 정밀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가 총괄 주도하고, 김광우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20만 명의 동아시아인 유전체분석을 통한 전신홍반루푸스 감수성과 연관된 113개 유전체 영역의 규명(Meta-analysis of 208,370 East Asians identifies 113 susceptibility loci for systemic lupus erythematosu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논문은 12월 3일 류마티스 분야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류마티스질병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및 중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65개 기관에 소속된 총 102명의 공동연구자가 참여한 대단위 국제 협력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수행된 루푸스 유전자 연구로는 가장 큰 규모로 총 20만8,370명에 달하는 한국∙중국∙일본 루푸스 환자 1만3,377명과 일반인 19만4,993명의 유전체 유전변이를 정밀 분석햇다. 

분석 결과 루푸스 발병과 연관된 유전변이가 존재하는 46개 새 유전자를 포함해 총 113개 유전자를 발견했다. 과거 오랜 기간 동안 밝혀진 루푸스 원인 유전자가 불과 100여 개 미만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46개 유전자를 신규로 규명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새로 규명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는 중요 유전자 발현 세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변화를 유발하는 기능성 유전변이가 다수 포함돼 있다. 9개 신규 유전자에서는 다수 유전변이가 복합적으로 질병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을 정밀 통계 분석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진은 직접적으로 질병에 관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전변이의 후보를 베이지안 접근법을 통해 110개로 압축해 발표했다. 이는 향후 유전변이와 루푸스 발병의 분자세포학적 연관 연구를 촉진하고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즘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발견 못한 루푸스 연관 유전자 46개가 새로 발굴돼 루푸스 발병 메커니즘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인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에 활용, 루푸스 정밀의학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루푸스 유전자와 면역세포 기반의 빅데이터를 통합해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후속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대단위 다인종 루푸스 유전체 연구를 위해 세계 각지 루푸스 의생명과학자와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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