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통증을 견디다 못해 마약성 진통제까지 처방 받아야 하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예방 및 조기진단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계영철, 고대 안암병원)는 지난해 전국 20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대상포진 환자 1만 9,884명을 조사한 결과, 56.7%(1만 1,270명)의 환자들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고 15일 밝혔다.

대상포진은 소아기에 수두에 걸려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수년 또는 수십 년이 지난 다음 노령이나 질병 등의 이유로 인체의 면역이 떨어지면서 다시 활성화돼 발생한다.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전체적으로 띠모양으로 나타나면서 그 부위에 타는 듯한 심한 통증을 보이는 심각한 피부질환이다.

▲ 대상포진에 따른 통증 정도.

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들은 후유증에도 취약해 35.4%(7,048명)의 환자가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가장 흔한 후유증은 전체 후유증의 90.9%(6,409명)를 차지하는 '통증'이었다.

통증에 의한 후유증을 겪은 환자들은 대상포진 치료 3개월 후에도 치료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의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 중 38.3%(2,456명)는 '매우 심각한 통증'을, 2.7%(174명)는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고통'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후유증으로는 ▲각결막염 등 안구손상 5.6%(392명) ▲청각이상 및 어지러움증 1.7%(118명) ▲대소변이상 1.2%(84명) ▲안면마비 0.6%(45명) 등이 있었다.  대상포진에 따른 진료비도 환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340억원이었던 한 해 진료비가 2012년에는 약 550억원에 달해 4년 새 58%나 증가했으며, 한 해 평균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계영철 이사장은 “대상포진은 치명적인 통증과 신경통 등 후유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의 전문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초기 증상 발생 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석종 홍보이사(경북대의대)는 “대상포진은 통증과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만큼이나 사회경제적 손실로 인한 고통이 큰 질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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