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장(腸) 속에 들어 있는 각각의 미생물들 간 균형이 깨지면 각종 장 질환에서부터 알레르기, 치매,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의과대학 수잔 린치(Susan Lynch) 교수는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한보건협회 주최로 열린 '제18회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간의 세포보다 10배나 많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 존재하며, 그들 중 대부분이 분포하는 하부위장관의 미생물균총(미생물집단) 불균형이 염증성 장질환 등 질병의 발병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다"며 "인체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의 섭취를 통한 장내 미생물균총의 정상화가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몸속에 들어가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내는 살아있는 세균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유산균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사람의 몸에 서식하고 있는 많은 미생물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요시미 벤노(Yoshimi Benno) 박사도 장내 미생물균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임상시험 자원자에게 동일한 식단을 제공하고 장내 미생물균총 분포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자원자들은 장내 미생물균총의 패턴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면서 "이는 개인별 섭취 음식과 장내 미생물균총의 상관성를 밝히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코드대학의 콜린 힐(Colin Hill) 교수는 유산균이 박테리오신이라는 항균물질을 분비해 다양한 감염성 미생물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김동현 경희대 약학대학 교수는 유년기에 형성된 장내 미생물균총이 이후 성장과정에서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신생아는 출산과정에서 산모와의 접촉을 통해 처음으로 장내 미생물균총을 형성하기 시작한다"면서 "따라서 적절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섭취함으로써 출산 전 산모의 장내 미생물균총을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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