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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 특성화 실습기]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 이승현 인턴기자(강원
  • 승인 2013.02.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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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학년 2학기를 마무리하는 기말 고사를 앞두고 잔뜩 긴장해 있던 중 한 가지 비보를 듣게 되었다. 4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방학의 2주 동안 특성화 실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겨우 한 학기 끝나나 싶었는데 또 2주나 실습이라니, 우리를 말려 죽이는구나.’

특성화 실습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막막한 마음으로 특성화 실습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았다. 학교에서 섭외한 여러 기관에 나가 학과 공부와 임상 실습 외에 의료와 관련된 봉사를 비롯해 언론, 기초의학 실험 등을 경험하면서 의대 공부에 국한된 좁은 시각을 넓혀보자는 것이었다.

일단 호기심이 생겼다. 실습 기관이 어디어디인가 봤더니 신문사가 있고, 드라마를 직접 써보는 과정, 여러 기초 의학 실험실과 지역 공공 의료기관까지 다양했다. 평소 의료 정책과 공공의료 등에 관심이 있었기에 ‘라포르시안’이라는 의료전문 매체를 선택했다. 생소하지만 ‘라뽀’를 연상시키는 이름에 끌렸다. 

라포르시안에서 2주간 실습하는 동안 귀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 실습 첫날부터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 의사협회의 단절 선언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다. 응급의료전달 체계 개편에 대한 공청회장에서는 응급의료 일선에서 직접 일하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와 고충을 전달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공약 파기에 항의하며 열린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을 취재하면서 환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놓고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꿔버리는 당선인의 행태에 나 역시 공분하면서도 건강보험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제도개선 방향은 무엇일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취재 현장을 찾아다니고 직접 기사를 써보면서 현재 의료계가 떠안고 있는 현안들이  얼마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어떤 현안에 대해 의사들이 단합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깨닫게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 전문과별로 쪼개지고, 또 개원의와 중소병원, 대형 종합병원으로 흩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의사 집단 내부에서도 서로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보다 더 좋은 의료 서비스’라는 공공의 선을 위해 의사들이 전문가 집단으로서, 정말 전문가다운 올바른 비전을 우리 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의사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고 있다고 많이들 얘기한다. ‘의사 저 도둑놈들’ 하면서도 ‘그래도 집안에 의사 하나는 있어야지’ 하는 복잡한 마음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의사가 일종의 특권층으로 비쳐지면서 온전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는 말일 것이다. 그렇기에 의사들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잠시 놓고 분열된 모습이 아닌, 일치단결해 제 목소리를 내면서 신뢰를 쌓아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예비 의료인인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기에 많은 분들이 앞으로 정신과 하면 되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실제로 의학전문대학원은 여러 가지 학부 전공을 거친 재원들이 자기 전공 경험을 살려 거기에 맞는 다양한 의료 분야로 진출할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제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선배들이 의사로서 막 첫 발을 내딛게 된 때에 다시 5개 대학을 제외하곤 의대 체제로 돌아가게 되어 혹시 앞으로 의사사회 내부의 또다른 갈등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도 앞선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이미 4년의 학부 과정을 졸업한 경험이 있다. 또 경제, 법률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 들어온 학생도 많다. 의사로서 출발점이 늦을지언정 그 경험이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 경험은 앞으로 의료계 내부의 갈등과 분쟁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또 의료계를 둘러싼 여러 사회 분야와 의사들 간의 접점과 대화 통로를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이 이제 나를 비롯한 ‘나이 많은 막내’들이 의사사회 속에서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자처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윤활유’의 역할을 의학전문대학원 선배들,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다.  

이승현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군복무까지 마치고 지난 2010년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현재 강원대 의전원 4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다. 2월 4일부터 2주간 라포르시안에서 의전원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특성화 선택실습을 했다. 

이승현 인턴기자(강원  doors3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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