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이어 미국 연구진이 남녀 3명의 DNA를 가진 인간 배아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부모 3명' 인간 배아는 수년 전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 큰 윤리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유사한 논란이 미국에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따르면 미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HSU) 연구진은 남성 1명과 여성 2명의 DNA를 가진 초기 배아 13개를 만들어냈다.

이 배아는 제3의 여성이 기증한 난자에서 핵 부분을 제거한 뒤,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배아에서 정자와 난자의 핵 부분만 빼내서 기증받은 난자에 이식한 것이다.

이 기술은 어머니의 난자 핵 바깥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경우 이를 제3의 여성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로 대체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간의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정보는 세포핵에만 존재하며 미토콘드리아에는 이러한 정보가 없다.

따라서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는 부모의 유전정보만을 물려받게 되며 배아의 전체 유전자 중 제3의 여성 DNA가 차지하는 비중은 1% 가 안 된다.

인간 태아는 약 5천 명 중 1명꼴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결함으로 인한 심장병·간질·시력상실 등 다양한 선천성 질환을 갖고 있으나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이러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영국 뉴캐슬 대학 연구진은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안전성과 생명윤리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으며, 영국 보건부는 최근 추가 실험의 허가 여부를 놓고 여론을 취합하는 등 논의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OHSU 연구진은 현재로서는 이렇게 만든 배아를 인간 태아로 성장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같은 기술로 지난 2009년 출생시킨 원숭이 4마리가 지금까지 건강하다고 덧붙였다.

OHSU 연구진은 이 기술로 만들어진 배아를 여성 자궁에 착상시키는 실험을 미 연방정부가 승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앞으로 미국에서도 추가 실험 허가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