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종양학회, 올해로 창립 30주년 맞아…방사선치료 낮은 인식율 제고해야

대한방사선종양학회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짧지않은 기간 만큼 방사선종양학회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1982년 의료법 개정에 따라 모체인 대한방사선의학회에서 치료방사선과로 독립하면서 창립한 이 학회는 현재 양적 팽창 단계에서 질적 팽창 시기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창립 당시 치료방사선과학이 개설된 병원은 전국적으로 12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80개로 크게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1987년 24개에서 1997년에는 38개, 2007년 61개, 그리고 2012년 80개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제는 상급종합병원 어느 곳에나 방사선종양학화가 설치될 정도로 보편적인 전문과목이 됐다.

방사선종양학과 전문 인력도 급증했다. 창립 당시 수십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00명을 넘어섰다.

한때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경쟁자가 넘쳐 전문의 과잉공급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됐다.

치료기술도 초기 단순한 2차원 방사선치료에서 입체조형치료, 세기변조방사선치료, 영상유도방사선치료 등 3차원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개념의 방사선치료인 양성자치료와 중입자 치료도 가능해졌다.

방사선종양학회 조관호 회장(사진)은 "방사선 치료법과 기기의 발전은 IT기술의 발전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방사선종양학의 필요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구형 암 발생이 증가하고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방사선치료 환자 추이를 보면 2000년 2만1,345명에서 2006년 현재 3만7,215명으로 늘어나는 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조관호 회장은 "환자 증가에 따라 인력수급 대책이 필요한 시점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조 회장은 "미국 통계에 따르면 모든 암환자의 50%~60%가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5%에 불과하다"며 "의사와 환자들의 인식이 아직은 수술 쪽에만 머물러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외과적인 수술과 방사선치료는 효과는 동등하지만 환자의 삶의 질에서 차이가 난다"며 "환자들의 선택권을 배제한 채 고전적인 치료법만 고집하는 의료진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로봇수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로봇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는 분야에서 방사선치료 환자가 줄었다고 한다.

조 회장은 "세브란스병원이 대표적인 경우"라며 "세계적인 투자가이자 자산가인 워런 버핏이 자신의 전립선암 치료법으로 왜 방사선치료를 선택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의 급여기준도 방사선 치료를 가로막고 있다. 전립선암, 뇌종양, 뇌척수종양 등 일부 국한된 범위에서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

조 회장은 "환자들에게 계속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하고 싶은데 비요이 너무 비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방사선종양학회는 연구중시학회로 탈바꿈해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으며, 이미 첫발을 내디뎠다.

이 학회 유방암 분과 주도로 개발된 연구가 세계 3대 연구그룹인 ROTG 프로토콜로 정식 채택돼 북미와 유럽 등 다국가 연구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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