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를 가져오는 가장 흔한 유전질환으로 자폐증과도 연관이 있는 취약X증후군(fragile-X syndrome)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취약X증후군은 X염색체에 있는 FMR-1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며 보행·언어발달 지연, 사회성 결핍, 과잉행동 같은 증상 외에 기다란 얼굴, 평발, 큰 귀 같은 신체적 기형이 수반된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다니엘레 피오멜리(Daniele Piomelli) 박사는 뇌에서 만들어지는 마리화나 유사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를 증가시키면 취약X증후군의 일부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엔도카나비노이드의 생산을 촉진하는 물질도 찾아냈다고 피오멜리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FMR-1 유전자를 변이시켜 취약X증후군 유사 증상을 유발시킨 쥐들에 이 물질을 투여한 결과 불안과 개방공간 용납(open-space acceptance)을 측정하는 미로테스트에서 획기적인 행동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 물질은 운동을 통제하는 뇌부위인 선조체(striatum)와 대뇌피질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 전달물질(2-AG)을 차단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뇌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로 대마의 정신활성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과 화학구조가 비슷하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신경발달장애연구소(MIND Institute)의 랜디 해거먼 박사는 대마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취약X증후군 또는 이와 유사한 자폐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온라인판(9월25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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