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박테리아만 골라 죽이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바이러스가 발견돼 여드름 치료에 새 길이 열렸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등이 25일 보도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인체 세포가 아닌 박테리아를 숙주 삼아 기생하는 특이한 바이러스로 박테리아에 자신의 유전물질을 주입하면서 증식, 결국에는 박테리아가 폭발해 죽게 만든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피부에 서식하는 무해한 박테리오파지가 여드름을 유발하는 박테리아(propionibacterium acnes)만 골라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연구팀은 여드름이 있거나 없는 사람들의 피부에서 박테리오파지와 여드름 박테리아를 채취해 실험한 결과 채취된 11가지 박테리오파지가 여드름 박테리아를 감염시켜 죽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박테리오파지들은 게놈 분석 결과 놀랍게도 염기서열이 같은 DNA 85% 이상을 공유하는 유사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분해시켜 죽게 만드는 것으로 믿어지는 엔돌리신(endolysin)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모두 지니고 있었다고 연구를 주도한 피츠버그 대학의 그레이엄 해트풀(Graham Hatfull) 박사는 밝혔다.

따라서 이 박테리오파지를 여드름 치료에 직접 투입하거나 이들이 만드는 단백질 엔돌리신을 연고 형태로 개발해 여드름에 바르는 두 가지 치료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여드름은 피부 건조를 막으려고 만들어지는 피지가 모낭을 막아 발생하며 막힌 모낭에 여드름 박테리아가 들어가 살면서 악화된다.

치료에는 테트라사이클 같은 항생제가 쓰인다. 그러나 많은 여드름 박테리아들이 항생제 내성을 지니고 있다.

아쿠탄이라는 경구치료제가 효과가 좋지만 임신중인 여성이 복용하면 출생결함을 유발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미생물학회 학술지 '엠바이오(mBio)'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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