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25%가량이 평상시 암 발병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다 응급상황에서 암 발병 사실을 발견해 초기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국립암정보네트워크(NCIN)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암 저널(BJC)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6∼2008년 암환자 75만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경위를 조사한 결과 25%가량이 응급실에 입원하는 등 응급상황에서 암 발병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노년층은 3분의 1가량이 응급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암 발병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70대 이상의 암 환자들은 중추신경계 관련 암의 경우 70%, 췌장암이나 간암은 응급실에 입원한 이후 암 진단을 받는 사례가 50%에 달했다.

조사 대상 전체를 감안하면 응급상황에서 암 진단을 받는 확률이 암 종류별로 다양한 수치를 보였다.

뇌암이나 중추신경계 관련 암, 췌장암, 폐암 등은 응급실에서 암 진단을 받는 확률이 높았고, 피부암이나 유방암 등 비교적 발병 징후를 포착하기 쉬운 암들은 응급 상황에서 암 진단을 받는 사례가 3∼5%에 그쳤다.

NCIN은 응급상황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대다수가 수주 내에 숨지는 등 생존 확률이 매우 낮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연구에 동참한 암 치료 전문기관 캔서리서치의 사라 히옴 박사는 "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환자의 생존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암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조속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옴 박사는 노년층은 몸이 아플 때 이를 나이 탓으로 돌리거나 지역 보건의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는 생각 등으로 암 발병 여부에 대한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응급 상황에서 처음으로 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부는 많은 환자가, 특히 50대 이상의 남성은 지역 보건의와의 암 상담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이 암 발병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도록 하는 운동을 계속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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