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학회 조사결과, 보호자 78% 직장 잃거나 근로시간 축소…"경제적 부담 엄청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저하된 치매환자를 돌보다가 질병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가정이 늘고 있다.

13일 대한치매학회(이사장 한일우)가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치매 환자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호자의 78%가 직장을 그만 두거나 근로 시간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그만둔 비중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27%를 차지했고, 51%는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 줄어든 근로 시간은 주당 평균 약 15시간.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인 비중은 간병 기간이 5년 이상일 경우, 환자가 중증일 경우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치매 환자를 둔 가정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간병에 따른 근로 시간 축소 여부

월 평균 가구 소득은 간병 형태 및 간병 시간에 영향을 미쳤다. 월 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전체 응답자 중 27명) 혼자서 간병을 전담하는 비중이 66.7%로 가장 높았으며, 전문 간병인과 교대하는 경우는 7.4%에 불과했다.

반면 월 평균 가구 소득이 400만원 이상인 경우 전문간병인과 교대하는 경우가 24.3%인 것에 비해 혼자서 전담한다고 답변한 14%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간병 시간의 경우 월 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 10시간 이상 돌본다는 비중이 전체의 70.4%인 데에 반해 월 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16.2%에 불과해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들은 11가지로 제시된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 항목에 대해 100명 중 88명이 ‘치매 환자 혼자 외출할 수 없을 때’ 어려움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보호자를 힘들게 한 항목 3가지를 선택하게 한 질문에는 ‘외출하기’가 가장 높았고,  개인위생과 대소변 가리기가 뒤를 이었다. 가장 힘든 것을 하나 고르라는 질문에는 개인위생이 30명, 대소변 가리기 21명, 외출하기 18명 순이었다.

치매학회 홍보이사 박기형 교수(가천의대 신경과)와 총무이사 김승현 교수(한양의대 신경과)는 발표를 통해 “환자 보호자들이 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급여제도의 도움을 일부 받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부담은 너무 크다”며 “이로 인해 보호자는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문제, 간병 시간 증가로 인한 건강 악화 등 2차, 3차의 문제가 뒤따라 질병빈곤층을 양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학회 한일우 이사장은 “향후에도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치매환자 및 보호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치매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은 물론 국가적 치매정책 개발에도 일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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