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실명을 치료하는 바이오닉 아이(bionic eye·생체공학적 인공 망막)에 대한 첫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호주 정부의 학술 컨소시엄인 '바이오닉 비전 호주(BVA)'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생체 눈의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망막색소 변성증(retinitis pigmentosa)을 앓고 있는 한 실명환자에게 이식한 결과 시력이 일부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자의 안구 뒤편에 장치를 이식, 컴퓨터를 조작해 자극을 가하자 환자가 눈앞의 빛과 일부 사물의 모양을 인식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바이오닉스 연구소의 로버트 셰퍼드 소장은 현재 망막 자극 시 환자가 인식하는 이 빛의 모양과 밝기, 크기, 위치 등의 일관성을 분석해 뇌가 관련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눈앞의 이미지 생성을 유도하는 전자신호를 구분해낼 수 있다면 빛으로 작동하는 생체 눈도 개발할 수 있게 된다고 셰퍼드 소장은 설명했다.

바이오닉스 연구소와 호주 안구연구센터, 멜버른 대학교,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등이 공동참여하는 BVA는 오는 2014년까지 망막색소 변성증과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치료하는 두 가지 종류의 생체 눈 시제품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망막색소 변성증은 망막 주변에서 생성되는 이상 단백질이 광수용체라고 불리는 감광세포층을 파괴, 점진적인 실명을 부르는 유전 질환이다. 호주에서는 영아 3천명 중 1명꼴로 이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멜버른에 위치한 모내시대학교의 연구진 또한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가해 시력을 생성하는 장치의 시제품 임상시험을 18개월 안에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별도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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