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안구 움직임 테스트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 노화연구소의 트레버 크로퍼드(Trevor Crawford) 박사는 컴퓨터 화면에서 빛의 움직임을 눈으로 추적하는 간단한 테스트로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텔레그래프 등 영국 신문들이 24일 보도했다.

치매환자는 컴퓨터 화면에서 움직이는 빛을 쫓아가라고 하면 잘하지만 빛에서 눈을 떼고 다른 곳을 쳐다보라고 하면 이를 이행하지 못한다고 크로퍼드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치매환자 18명, 파킨슨병 환자 25명, 건강한 노인 18명, 건강한 청년 17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에서 이동하는 빛을 쫓아가게 하다가 이따금 빛에서 눈을 떼고 그 반대편을 쳐다보도록 주문하면서 정밀안구추적장치를 통해 이들의 눈 움직임을 관찰했다.

움직이는 빛을 따라가는 것은 치매환자를 포함해 실험대상자 모두가 잘해냈다.

그러나 빛에서 눈을 떼고 반대쪽을 쳐다보라고 했을 땐 치매환자들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치매환자들은 이 주문을 이행하지 못하는 빈도가 다른 실험대상자들에 비해 평균 10배나 잦았다.

현재 치매의 진단은 일련의 신경정신기능 테스트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치매환자는 여러 가지로 편성된 테스트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데다 주의력과 동기 결여로 테스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크로퍼드 박사의 지적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뇌가 안구의 움직임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 주의력, 기억력 등 인지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노화학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Ageing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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