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재철 교수팀, 내성문제 최소화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에 의해 폐암 표적치료제 복용에 따른 내성의 원인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내성 문제를 최소화한 암 표적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폐암센터 이재철 교수팀(종양내과)이 콜롬비아대학교,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AXL'이라는 인산화효소수용체가 폐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발생과 연관이 있는 새로운 내성기전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재철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제네틱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AXL'은 인산화효소수용체의 한 종류로, 수용체라는 것은 세포의 외벽에서 외부 신호를 받아 세포의 증식과 분화, 소멸, 그리고 암 생성 등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단백질 군이다.

연구의 대상이 된 약품은 폐암 바이오마커(생체지표) ‘상피성장수용체’(EGFR, 세포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 수용체) 표적치료제인 ‘이레사’와 ‘타세바’로, 이 표적치료제는 비소세포성폐암 환자들에게 쓰인다.

그동안 폐암 표적치료제의 내성기전으로 ‘T790M’과 ‘MET’ 두 종류가 확인됐지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성기전이 많이 있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AXL 유전자를 변형시킨 암세포와 동물 실험을 통해 ‘AXL’이 내성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비소성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입증했다.

실제 비소세포성폐암을 앓는 43~80세까지의 총 35명 환자를 대상으로 대표적인 폐암 표적치료제인 ‘이레사’와 ‘타세바’를 투여한 후 내성이 생긴 환자들의 조직에서 AXL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내성 전후 비교 결과, 총 35명의 내성 보유 환자군에서 7명의 환자(20%)가 ‘AXL’ 양성반응을 보였고 그 중 2명의 환자가 기존에 내성기전으로 밝혀진 ‘T790M’까지 함께 반응을 보여 결국 AXL이 내성의 또 다른 원인임을 밝힌 것이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세포내에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단백질 수용체인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돌연변이가 생기게 되면 ‘티로신 카이나제’가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 되고, 이상신호를 전달해 암이 발생하며 빠르게 증식하게 된다.

현재 사용 중인 폐암 표적치료제는 바로 이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의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고 있어 이러한 표적을 지닌 환자에서는 높은 치료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 반응이 좋더라도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평균 1년 정도가 지나면 내성이 발생해 병이 다시 악화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당면과제였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절반 정도 밖에 밝혀지지 않았던 내성기전 영역을 확대시키면서 내성문제 해결에 있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폐암센터 김상위 교수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성기전인 AXL과 기존의 EGFR 신호를 동시에 차단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폐암 표적치료제가 가지는 내성에 대한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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