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치료에 쓰이는 항경련제 레베티라세탐(levetiracetam)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의 신경과학 연구팀이 유전조작을 통해 치매와 비슷한 증세를 유발시킨 치매 모델쥐에 레베티라세탐을 투여한 결과 비정상 뇌활동이 억제되고 기억기능이 회복되었다고 과학뉴스 포털 피조그 닷컴(Physorg. com)이 6일 보도했다.

이 쥐들은 이 약이 투여된지 하루도 안 돼 뇌 신경망의 비정상적 활동이 50% 줄어들고 2주가 지나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전달기능이 호전되면서 손상된 기억력이 개선되었다고 연구팀을 지휘한 레나트 뮈케(Lennart Mucke) 박사가 밝혔다.

이 쥐들은 미로 찾기 테스트에서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쥐들은 또 뇌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여러 가지 단백질도 정상수준을 회복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간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앞서 연구결과를 근거로 이러한 실험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치매 모델 쥐에 레베티라세탐을 포함,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7가지 간질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그중에서 레베티라세탐이 이러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치매를 막거나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기억력 소실을 회복시키는 약은 아직 없다. 치매의 진행을 다소 지연시키는 약이 현재 사용되고 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항경련제가 어떻게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는지 그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러한 효과가 확인되기까지는 이 항경련제를 치매환자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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