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성향을 가진 사람은 보통 사람과 특정 뇌부위가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에른스트 페르(Ernst Fehr) 박사는 이타주의자는 측두엽과 두정엽이 만나는 뇌 부위인 측두정엽의 크기와 활동이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측두정엽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를 그 사람의 입장에 위치시켜 보는 기능을 수행하는 부위로 알려지고 있다.

페르 박사는 3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자신과 익명의 파트너 사이에 돈을 나누어 가져야 하는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면서 뇌조영을 통해 뇌의 이 부위를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돈의 분배비율에는 옵션이 주어졌고 서로의 몫에는 상한선이 설정되었다.

뇌조영 결과는 자신의 몫을 많이 줄이고 상대방의 몫을 상당히 늘려주는 사람일수록 측두정엽이 크게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몫이 최대한으로 줄어들고 상대방의 몫이 최대한으로 늘어나는 한계선에 가까워질 수록 측두정엽의 활동은 점점 더 증가했다.

실험참가자들의 성별, 소득수준, 재산, 교육수준 등을 고려했어도 이러한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자기 몫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은 또 측두정엽의 회색질(gray matter) 크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컸다.

뇌는 겉 부분(피질)인 회색질과 속 부분(수질)인 백질(white matter)로 이루어져 있다. 회색질은 신경세포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신경원(Neuron)' 최신호(7월1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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