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인지기능 저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전문의 크리스틴 야페(Kristine Yaffe) 박사는 당뇨병이 있는 노인은 정상인에 비해 기억력, 주의력 등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야페 박사는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3천69명(평균연령 74세)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인지기능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9년 동안 지켜 본 결과 당뇨병 환자가 같은 연령의 정상인에 비해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당뇨병 환자의 인지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조금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9년 후에는 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이들의 연령, 인종, 성별, 교육수준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만한 여러 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처음에는 당뇨병이 없었으나 이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처음부터 당뇨병이 있었던 그룹과 정상인 그룹의 중간수준에 머물렀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장기간의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높을 수록 인지기능 저하가 더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것이 당화혈색소 수치이다. 적혈구는 일정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바뀌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수치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내게 된다.

당뇨병 환자가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다는 것은 혈당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연구결과는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려면 적극적으로 당뇨병 발병을 막고 당뇨병 환자는 공격적으로 혈당관리를 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야폐 박사는 지적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을 지나치게 낮추면 오히려 저혈당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학 기록(Archives of 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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