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여성의 혈액과 아버지의 타액만으로 태아의 게놈(유전체)이 완전 해독됐다.

미국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 게놈과학교수 제이 센듀어(Jay Shendur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임신 18주 된 여성에게서 채취한 혈액과 아버지의 타액을 이용, 부모와 태아의 DNA를 비교분석하는 방법으로 태아의 게놈을 완전 해독해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아기가 태어난 후 채취한 탯줄혈액으로 게놈을 재차 분석한 결과 태아의 게놈과 98%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임신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8.2주 된 태아의 게놈을 같은 방식으로 해독하고 이를 출생 후의 게놈과 비교보았다. 이 경우는 95%가 일치했다.

지금까지는 다운증후군 등 태아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질환을 찾아내려면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막을 바늘로 뚫는 양막천자로 채취한 양수를 분석해야 했다.

이는 침습적 방법으로 태아가 위험할 수 있는만큼 워싱턴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방법은 안전한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아는 부모가 갖고 있지 않은 변이유전자가 독자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태아만이 가지고 있는 이 변이유전자도 39개를 찾아냈다. 출생 후 찾아낸 44개와는 5개가 차이가 났다.

이 독자적인 변이유전자는 유전자 이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출생 전 유전질환을 찾아내는 데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신여성의 혈액 속 DNA는 90%가 자신의 것이고 나머지 10%가 태아의 것인데 태아의 것은 세포에서 유리된(cell-free) DNA 파편 형태로 모체의 혈액 속을 떠다니고 있다.

따라서 전체 DNA 중 어떤 것이 태아의 것인지를 구분해 내려면 모체의 DNA와 함께 아버지의 DNA와 비교하는 복잡한 생물통계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 중 하나는 임신 시작으로부터 어느 시점에 태아의 게놈 분석을 실시해야 하느냐이다. 임신 중 모체의 혈액 속을 떠도는 태아의 DNA 조각들은 그 양이 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임신 4-7주가 되면 모체의 혈액에 태아의 DNA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알아냈다. 그러나 그렇게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태아의 DNA가 전체 게놈을 정확히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6월6일자)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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