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률 증가로 수검자 크게 늘어…"건강한 남성에게는 불필요하다는 의미일 뿐"

최근 미국 예방의료특별위원회(USPSTF)가 전립샘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전립샘특이항원검사(PSA)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USPSTF는 지금까지 발표된 PSA의 효율성에 대한 관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PSA가 전립샘암 사망위험을 낮춰준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건강한 남성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지침이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다.

USPSTF가 검토한 PSA의 효율성에 관한 대표적인 연구는 유럽에서 실시한 전립샘암 검사에 대한 무작위 연구(ERSPC)와 미국에서 실시한 PLCO(Prostate, Lung, Colorectal and Ovarian Cancer Screening가 있다.

 

이 중 ERSPC는 유럽 7개국 국가 50~74세 남성 18만 2000명을 대상으로 평균 4년 주기의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조기검진군과 선별검사를 하지 않은 대조군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생 전립샘암 증상 없이 지낼 환자의 50%가 불필요한 전립샘 생검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PLCO는 미국 남성 7만 6693명 중 무작위로 구분된 선별검사군과 대조군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중 선별검사군은 6년간 매년 PSA를 시행했고 4년동안 매년 직장수지검사를 시행했다. 대조군은 선별검사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선별검사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만명당 2명과 1.7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질병 특이 사망률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후생부 마크 웨버 대변인은 “이 지침은 남성들을 위한 중요한 정보”라며 “의사로부터 PSA에 대한 득과 실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고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USPSTF의 이런 결정에 대해 미국비뇨기학학회는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의료계에서는 PSA가 전립샘암 진단에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전립샘암 발병률은 지난 1999년 8.5명에서 2009년 24.9명으로 늘어 연 평균 13.2%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립샘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검사를 받는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전립샘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PSA,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전립샘 표면을 만져보는 방법과 항문 초음파를 통해 전립샘 내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 중 PSA는 40~50대 남성들 중 대부분이 건강검진을 받을 때 함께 검사를 받는 항목이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전립샘암센터장은 “PSA는 전립샘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검사”라며 “민간 건강검진을 받을때도 40~50대는 대부분 하는 검사고, 전립샘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무조건 하는 검사”라고 말했다.

 

그만큼 싼 가격에 전립샘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PSA에 대한 급여가 1만 6,510원으로 환자 부담금은 5,000~6,000원 선이다.

 

일반적으로 PSA결과가 4.0ng/ml 이상인 경우 전립샘암일 확률은 20~30% 정도이고 10ng/ml 이상이면 전립샘암일 확률이 50~60%정도다.

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은 “PSA를 통해 수치를 확인하고, 직장수지검사와 초음파검사 등을 한 다음 의심이 되면 조직검사를 한 뒤 전립샘암 발병 여부를 확진한다”며 “그러나 이번에 USPSTF가 PSA에 대해 불필요한 검사라는 등급(D등급)을 준 이유는 전립샘암 발병 위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부작용을 감수하고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라고 조언했다.

 

두 원장은 “USPSTF 발표 내용처럼 PSA로 인해 1000명 당 2명이 암치료로 인한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이 발생하고, 1000명 당 30~40명이 암 치료로 인한 발기부전, 요실금 등의 부작용을 겪기도 하고, 3000명 당 1명은 수술합병증으로 사망한다”며 “이런 부작용 때문에 전립샘암 발병 가능성이 없거나 낮은 사람들은 반드시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PSA는 40세 이상에서 하부요로증상 등 임상소견, 병력 또는 검사결과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 유리전립선특이항원검사(Free PSA)는 PSA 검사결과 2.0ng/ml 이상에서 시행한 경우와 직장수지검사 또는 초음파검사 등에서 암이 의심되는 객관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PSA검사와 Free PSA검사 동시 시행 시에도 수가를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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