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나 미식축구처럼 뇌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하는 선수들의 뇌손상은 전쟁에서 폭발로 뇌를 다친 군인들의 뇌손상과 같은 형태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스턴 의과대학의 리 골드스타인 박사는 최근 온라인으로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도로매설 폭탄의 폭발을 경험했던 군인들의 뇌 손상이 태클이나 주먹 가격에 의한 것과 같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또 어떤 종류의 폭발이 이른바 '만성 외상성 뇌병증'(CTE)을 일으키는지도 쥐를 대상으로 하는 모의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CTE는 반복적인 뇌진탕이 있은 지 몇년 후 치매증상이 시작되는 뇌신경 질환을 말한다.

동물들은 폭발 모의실험 후 2주가 지나자 이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 연구는 폭발을 경험하는 것이 뇌의 유기적, 구조적 문제와 결정적인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폭발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은 뇌손상을 입은 참전군인의 일부, 혹은 상당수는 장기적으로 신경계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준다.

이 가설이 입증될 경우 군사정책이나 퇴역군인에 대한 정부 지원제도, 향후 관련 연구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연구는 또 폭발과 관련한 뇌 부상의 예방치료 방법이나 그동안 부검으로만 찾아낼 수 있었던 CTE에 대한 진단시험과 약물치료 등을 어떻게 시작할지 등에 대한 답도 제공한다.

이번 연구에 재정적 지원을 한 미 퇴역군인국의 조엘 쿠퍼스미스 박사는 "연구진이 실시한 동물 모의실험은 폭발로 인한 뇌 병리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이는 나아가 뇌부상으로 고통을 겪는 군인들의 치료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아울러 퇴역군인들이 뇌 부상으로 인해 겪는 심리적 장애에 대한 논란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뇌를 다친 군인들은 뇌 조직에 유기적 손상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적절한 치료와 장애에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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