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병리학 전문의, 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상근평가위원)

지난달 24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에서 4번째 광우병소가 확인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2006년 3월 이후 6년만인데 “젖소는 소비 목적으로 도살된 적이 없고, 미국 전체 소고기 및 유제품에 이상이 없음을 확신한다”는 미 농무부의 입장만을 짧게 전하고 있어 광우병에 특히 관심이 많은 우리 국민들이 촉각을 세울 것 같다.  

한 신문이 AP뉴스를 인용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은 30세 이상 된 젖소에서 확인된 것으로 주저앉는 증상을 포함해서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은 채 낙농목장에서 죽었고 랜더링공장으로 보내졌으며, 통상적인 감시기준에 따라서 광우병검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 젖소는 식용육을 가공하는 공정이 아니라 동물사료, 비누, 화학물질 등의 원료를 제조하는 공정으로 보내진 것이다. 

미국에서 이번에 네 번째로 발견된 소는 비정형타입의 광우병(atypical BSE)이라고 한다. 즉 사료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되던 영국형의 정형적인 광우병이 아니라 사람의 산발형 CJD처럼 소에서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발병기전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조금 오래된 자료이긴 하지만 2007년 9월까지 모두 37건이 보고되고 있어 비정형 광우병에 대한 자세한 과학정보가 별로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소 가운데 2003년에 발견된 것은 캐나다에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2005년 텍사스, 2006년 앨라배마, 그리고 이번에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3마리는 모두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다.

주로 4~6세의 소에서 많이 발생하는 정형 광우병과는 달리 비정형 광우병은 8~18세로 늙은 소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실험적으로 비정형 광우병소의 특정위험물질을 통해서 다른 동물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아직까지 비정형 광우병이 소에서 다른 소로 전파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비정형 광우병소가 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확한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역시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고기를 억기 위해 사육되는 육우는 통상적으로 어린 나이에 도축되기 때문에 자연노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정형광우병이 나타날 확률이 매우 작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번 미국에서 비정형광우병을 발견한 것에 대하여 “(광우병소를 발견한 것은) 좋은 소식이다”라고 한 조지아대학의 식품안전센터의 마이크 도일센터장의 말처럼 미국 도축장에서 광우병소를 걸러내는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 이 글은 양기화 위원이 운영하는 '눈초의 블로그' 에 게재된 글로,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전문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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