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개원 비용 등으로 인해 개원의 10명 4명꼴로 평균 3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지(JKMA) 4월호에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와 순천향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윤형 교수팀이 작성한  ‘2011년 의원의 경영실태 조사 분석’이란 논문을 게재됐다. 연구진은 2009년 의료기관 운영실태조사 데이터 중 매출액을 분석해 적절한 표본크기를 진료과목별로 산출한 다음 총 1,010개의 표본을 선정해 작년 6~8월까지 약 3개월간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1,032건의 응답을 확보, 답변이 불충분한 1건을 제외한 1,031건을 대상으로 분석을 했다.조사결과를 보면 향후 경영 전망의 인식을 묻는 질문에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70.5%로 조사됐다. '의원의 경영이 앞으로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한 개원의는 7.1%에 불과했고, 나머지 22.2%는 '앞으로 의원 경영이 지금과 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5년이 안된 의원의 개원 비용은 평균 4억8,029만원으로 응답자의 72.3%가 개원과 동시에 빚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부인과(13억 9397만원), 안과(11억 9305만원), 기타방사선과(9억 928만원) 등은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개원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었다.

 

이처럼 많은 개원 비용이 들다보니 응답자의 36%가 평균 3억5,079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산부인과(5억1,970만원), 정형외과(4억7,008만원), 외과(4억3,885만원), 안과(4억2,769만원) 등은 평균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이비인후과(2억2,593만원)와 소아청소년과(1억6,589만원)의원의 운영부채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평균 매출액은 방사선과나 산부인과, 안과 등 진료 특성상 단위당 의료비가 고가인 진료과목의 의원 당 매출액이 높은 반면, 단위당 의료비가 비교적 낮은 과목은 적었다.

 

기타방사선과계가 7억3,68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산부인과(7억2,907만원)와 안과(7억2,410만원)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외과는 3억1,492만원, 가정의학과는 3억988만원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매출 규모가 큰 의원의 경영성과가 양호한 편이지만 진료과목 특성상 고가의 진료장비가 필요한 경우 매출과 경영성과가 둘 다 양호한 것은 아니었다.

 

평균 당기순이익은 안과가 2억9,65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정형외과가 2억1,45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산부인과의 평균당기순이익은 1억 4526만원으로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

 

내과, 재활의학과, 기타 외과계의 매출은 기타방사선계 의원보다 낮았지만 평균 당기순이익은 더 높았다.

 

의원을 찾는 환자 수도 적었다. 전체 의원의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는 63.9명이었다. 특히 하루 평균 50명 이하의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의원 비율이 44.9%에 달했다.

 

정형외과(96.2명)와 이비인후과(82.5명)의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가 많은 반면 산부인과(41.1명)와 기타신경정신과계(26.8명)는 환자 수가 적었다.

 

병실을 보유하고 있는 의원은 235개소(22.7%)였지만 지난해 실제로 입원환자 치료가 이뤄진 병원은 155개에 불과했다.

 

또 평균 입원환자수가 9.1명으로 병상가동률 또한 높지 않았다.

주당 평균 50시간 진료…10명중 8명꼴 삭감 경험 

평균 진료시간은 주당 50.1시간으로 주 6일 진료가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25시간을 진료하는 의원도 있었지만, 주당 평균 168시간을 진료하는 의원도 있었다.

 

응답자의 98.9%가 토요일에도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고 일요일에 진료하는 의원도 8.5%, 야간 및 공휴일에도 진료하는 의원은 44.4%에 달했다.

 

야간 및 공휴일에도 진료하는 이유로는 환자배려가 46.9%로 가장 높았고, 경영수익증대(31.5%), 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서(15.8%) 순으로 나타났다.

 

의원 중 상당수는 진료비 삭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6%가 진료비 삭감을 경험했고, 심사나 규제로 인해 진료에 지장을 받은 경험도 81.1%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경험한 의원당 평균 진료비 삭감 건수는 329.8건, 307.2만원이었다.

 

그러나 삭감당한 진료비를 받아내기 위한 시도를 한 응답자는 49.8%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실적으로 의료보장의 최일선에 있는 개원의들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의원의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의료 전반이 저비용-고효율로 운영될 수 있고 지속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의원의 경영 개선을 위해 원가 보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수가의 현실화와 함께 일차의료가 제대로 제공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가 재확립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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