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이 낮아 대표적 악성종양으로 알려진 간암의 예후를 결정하는 새로운 암억제유전자가 규명됐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팀은 한국인 간암 환자 100명의 종양조직에서 히스톤탈아세틸화 효소 6(HDAC6)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한 후 환자들의 5년간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무병 생존율(disease-free survival), 무재발 생존율(recurrence-free survival)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HDAC6의 발현이 억제돼 있는 간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년간 전체 생존율(OS)의 경우 69.4%에서 50.9%로 감소했다.무병 생존율(DFS)은 44.9%에서 27.5%로, 무재발 생존율(RFS)은 53.1%에서 35.3%로 각각 낮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은 HDAC6의 발현이 간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또 누드마우스 이종이식 실험 결과, HDAC6 발현이 증가된 간암세포주가 HDAC6 발현이 낮은 간암세포주에 비해 종괴(장기에 발생한 종기) 형성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사실을 도출해 냈다.

지금까지 HDAC6는 다른 암종에서 종양촉진유전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오히려 간암에서 새롭게 종양억제유전자로서의 기능이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억제되어 있던 HDAC6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면 세포의 '자가포식세포사멸'(autopahgic cell death)을 유도해 종양세포를 죽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HDAC6의 발현 여부에 따라 간암 환자의 예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HDAC6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면 간암 치료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 유형을 제시했다”라고 연구 성과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저명한 간 학술지인 'Hepatology'지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