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일부 항정신병 약물이 환자의 사망위험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정신병 약물이란 환각, 망상, 비정상 행동 같은 정신병적 증상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처방되는 신경이완제로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치매환자들에게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약리역학교수 세바스티안 슈네바이스(Sebastian Schneeweiss) 박사는 일부 항정신병 약물은 치매환자의 사망위험을 최고 2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네바이스 박사는 전국 45개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65세 이상 치매환자 7만5천445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투여된 항정신병 약물(아리피프라졸, 할로페리돌, 올란자핀, 케티아핀, 리스페리돈, 지프라시돈)과 사망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항정신병 약물 중 할로페리돌이 투여된 그룹이 리스페리돈이 처방된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배 높았다. 케티아핀이 투여된 그룹은 다른 약물이 처방된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낮았다.

할로페리돌과 사망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약물 투여 첫 40일 동안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투여단위를 감안했지만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결과는 환자의 성별, 연령, 인종, 교육수준, 요양원의 지리적 위치, 규모, 환자수, 직원 수, 특수진료실 유무, 기타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는 환자의 신체적 질병 등 여러가지 변수들을 모두 고려한 것이다.

조사기간에 암과 관련이 없는 원인으로 사망한 환자는 6천598명으로 49%는 순환기장애, 10%는 뇌장애, 15%는 호흡기장애가 사망원인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5년 정신분열증, 조증 기타 정신장애 치료제로 승인된 비정형(신세대) 항정신병 약물을 치매환자들의 행동장애 치료를 위해 `적응증외(off-label)' 처방하면 환자의 사망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FDA는 `적응증외' 처방 경고대상 약물을 2008년에는 전통적인 구세대 항정신병 약물에 까지 확대했다.

이에도 불구하고 치매환자들에게는 항정신병 약물들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슈네바이스 박사는 치매환자에게 항정신병 약물의 처방이 불가피할 경우는 가장 낮은 단위로 투여하고 특히 투여 직후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2월23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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