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바이러스의 일종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구강 감염이 여성보다 남성에 훨씬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미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이 2009~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5천579명의 검사 자료를 분석해 미 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4~69세 남성의 10.1%는 구강이 HPV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구강 감염률은 3.6%로 남성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남성 중에는 60~64세와 30~34세 연령대에서 감염률이 더 높게 나왔다.

HPV 구강 감염은 흡연자, 과음자, 대마초 이용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성관계 파트너가 많을 경우에도 비교적 감염 가능성이 높다.

연구를 이끈 모러 길리슨 박사는 "이번 분석 결과 일상 생활에서의 `비(非) 성적 접촉'에 의한 입 안 감염은 드문 것 같다"며 HPV 구강 감염도 성적 접촉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리슨 박사는 앞서 한 학회에서 HPV 구강 감염 여부로 두 집단을 나눠 비교한 결과 구강성교 파트너 수가 구강 내 감염위험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라고 발표한 바 있다.

HPV는 일반적으로 성관계를 통해 옮는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며 구강 감염은 두경부암(머리부터 목 부위 암을 통칭)의 원인이 된다.

입안이 HPV에 감염된 사람은 비감염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50배나 높다.

남성에서 두경부암이 많은 이유도 HPV 구강 감염률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길리슨 박사는 지난 30년간 여러 나라에서 구강암은 현저히 증가했으며 HPV 바이러스가 그 배경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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