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유동물의 복잡한 뇌 신경망을 입체 영상(3D)으로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 앞으로 인간의 정확한 뇌 신경망 지도를 그릴 수 있다면, 파킨슨씨병이나 자폐증 등 대표적 신경 질환의 원인 분석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질환 원인 등을 연구하는 기능커넥토믹스WCI센터 김진현 박사 연구팀이 미국 자넬리아 팜 캠퍼스 연구진과 함께 녹색형광단백질(GFP)를 이용, 쥐의 뇌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 받는 연결 부위인 시냅스(synapse)의 정확한 위치를 찾고 이를 3D 영상으로 표현했다고 6일 밝혔다. 뇌 신경세포들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으며 감정, 학습, 기억, 행동, 판단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신호를 주는 쪽 신경세포를 '프리시냅틱(presynaptic)', 신호를 받는 신경세포를 '포스트시냅틱(postsynaptic)'라고 한다. 둘 사이 신호가 오가는 접합부가 바로 시냅스다. 이처럼 신경세포들간 연결성, 즉 시냅스의 상태는 뇌가 제대로 기능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수 백억 개의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얽힌 포유류 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일일이 시냅스를 찾아 연구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방법이다. 해상도의 한계 때문에 광학현미경으로 두 신경세포 사이 20나노미터(㎚, 10억분의 1m) 간격의 시냅스를 관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자현미경으로도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실제로 신경세포 수가 300여개에 불과한 선충(지렁이)의 신경망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지도로 만드는데만 무려 20년이 걸린 사례가 있다.연구팀은 녹색형광단백질(GFP)을 만드는 유전자를 반으로 쪼개 각각 쥐의 뇌 해마(hippocampus) 부위 '프리시냅틱(presynaptic)', '포스트시냅틱(postsynaptic)'에 넣어 발현되도록 했다. 이 경우 양 쪽 신경세포에서 '나뉜 GFP(split-GFP)'가 만들어져도, 반쪽만으로는 형광색을 띠지 않는다.그러나 두 GFP 조각의 거리가 분자 수준에서 섞일 정도로 가까워지면 좁혀지면 녹색형광색이 나타나는데, 결국 녹색형광색 위치를 추적하면 두 신경세포가 20나노미터 이하로 근접해있는 시냅스를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결국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쥐의 뇌 해마 신경세포 수 백개의 시냅스 위치를 입체 영상으로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김진현 박사는 "앞으로 인간 뇌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면, 신경망 이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파킨슨씨병, 자폐증 등과 신경 질환의 원인 분석과 치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 분야 권위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4일자에 실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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