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환자의 유전자에 따라 항암제가 필요한 경우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효과 없는 치료법에 매달리다가 합병증만 얻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박웅양 교수와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신경외과 김승기 교수는 악성뇌종양 중 하나인 수모세포종의 게놈(genome·유전정보)을 분석해 치료 방향ㆍ강도의 단서를 찾았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DNA(디옥시리보핵산)·RNA(리보핵산)·염색체 등 세 단계로 나눠 유전자 변이와 발현 양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유전자 중 Wnt·MYCC·MYCN·17번 염색체가 치료 예후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전자 Wnt(윈트)가 발현되면 예후가 좋았다. 반면 MYCC나 MYCN 유전자가 잘 발현되거나 17번 염색체 유전자가 소실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았다.

수모세포종은 소아에서 백혈병 다음으로 흔한 악성종양으로 수모세포종 환자의 3분의 1이 말기암으로 진행되고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다. 소아환자 10명 중 1명은 발병 1년만에 사망하며, 수술과 방사선치료·항암제 등을 쓰지만 환자가 어린데다 치료 강도가 높아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수모세포종 환자 가운데 예후가 좋거나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구분해 방사선치료나 항암제의 사용 강도와 기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세 이하는 고위험군으로 고농도 항암제를 쓰는데 10%는 항암제로 인해 사망하고, 뇌로 들어간 항암제가 발달장애를 남기기도 한다"며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인지 미리 확인하면 불필요한 치료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재단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미국 신경종양학회지(Neouro-Oncolog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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