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구(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장)

[라포르시안] "서남대 사태의 핵심은 죄 없는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데 있다"

강선구 서남의대 학생회장(본과 2년)은 지난 12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마당에서 학생들의 침묵시위를 이끈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남의대 예과와 본과 1~2학년생 150여 명은 이날 오후 의협회관 3층 동아홀에 모여 조속한 의대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의협 회관 앞마당에서 1시간가량 침묵시위를 벌였다.

침묵시위는 애초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도에 한 여학생이 불볕더위를 견디지 못해 실신하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학생이 속속 발생하면서 안전을 위해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강선구 회장은 "지금 학생들은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황이다. 당장 2학기 수업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며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서남의대에 입학했지만 학교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학생들의 마음에는 상처만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게 싫다. 지금 당장 우리 손으로 모든 상황을 끝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다음은 강선구 학생회장과 일문일답이다.

- 지금 학생들의 상황은 어떤가.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2학기가 시작되는 데 사정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부에 7월 중에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예수병원에서 명지병원으로 교육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학생도 적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을 되풀이해야 한다."

-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구 재단의 정상화 계획서(의대 폐과)를 지지한 학생이 90%가 넘는다고 했다. 어떤 의미로 봐야 하나.

"그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되풀이하는 게 싫다. 후배들에게 짐을 떠넘기지 않고 우리 선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 성명서를 통해 교육경험이 풍부한 해부학 전임교수를 신속히 임용해달라고 요구했다. 교육 환경이 그렇게 열악한가.

"현재 서남의대에는 기초의학 교수 10여 명이 있고, 해부학은 한 분이 담당하고 있다. 해부학을 담당하는 교수께서 곧 학교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당장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수님들은 열의를 갖고 우리를 가르치지만 그 수가 워낙 적어 열악한 상황이다. 학교에서는 시간강사를 채용해주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부실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 그렇다면 명지병원의 사정은 어떤가.

"남원에 있는 예과와 본과 1년생들이 걱정이지, 본과 2~4학년이 교육받는 명지병원 교육은 큰 문제가 없다."

- 명지병원이 재정기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으면서 학생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학장님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남원캠퍼스보다 여건이 좋아 행복하게 공부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급변하는 바람에 매우 당황스럽다."

- 명지병원과 예수병원의 교육환경 평가는 어떤가.

"재학생과 졸업생의 생각이 다르다. 졸업생들은 예수병원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명지병원에 와보니 예수병원이 떨어진다는 반응이었다."

-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오늘 집회에 그치지 않고 교육부를 항의방문 하는 등 안정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계속해서 낼 것이다. 우리는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기로 뜻을 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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