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감염을 막고 치료까지 가능한 유전자요법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데이비드 볼티모어(David Baltimore) 박사는 HIV를 공격하는 인간항체 생산 유전자를 주입하면 HIV 감염을 100%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쥐실험 결과 확인됐다고 밝힌 것으로 AP와 AFP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연구팀은 태어날 때부터 HIV에 대한 선천적 저항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이른바 광범위 중화항체(broadly neutralizing antibody)를 만드는 유전자를 무해한 바이러스에 실어 쥐의 다리 근육에 주입했다.

이 쥐들은 보통쥐가 아니라 유전자조작으로 인간면역세포를 갖게 된 쥐들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쥐의 면역세포는 HIV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근육에 주입된 유전자는 쥐의 수명인 1년 이상 대량의 항체를 만들었고 아주 많은 양의 HIV가 주입됐는데도 면역세포가 감염되지 않았다. 또 아무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유전자는 쥐의 다리근육 세포 안에 자리잡았지만 쥐의 DNA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볼티모어 박사는 유전자가 '삽입'된 것이 아니라 플라스미와 비슷한 자유소자로서 근육세포 안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쥐실험 결과가 사람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

볼티모어 박사는 이 유전자요법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으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의 아인슈타인-몬트피오르 에이즈 연구소소장 해리스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것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HIV의 예방만이 아니라 치료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과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에이즈 예방백신을 개발하려고 노력했지만 2009년 면역효과가 30%에 불과한 백신을 만들어낸 것이 고작이다. 
볼티모어 박사는 37세 때인 1975년에 HIV가 포함된 레트로바이러스의 증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역전사효소에 관한 연구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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