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진료시스템 혁신·음압격리병동 확충 등 추진

[라포르시안] 지난해 발생한 '메르스 사태' 때 쓰린 경험을 한 삼성서울병원이 13일 메르스 후속대책 이행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을 방문한 14번 환자를 통해 수십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에 지난해 9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메르스 백신 개발과 응급 진료 시스템의 전면 혁신, 환자 안전을 위한 인프라 개선 등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1,00여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병원이 발표한 후속대책 이행 결과를 보면, 우선 응급실을 혁신해 환자들의 진료 프로세스를 다시 세웠다.

응급실 밖 별도 공간에 '발열호흡기진료소'를 신축하고, 응급실을 이용하는 모든 환자가 진료소 내 선별진료실에서 고위험 감염병 의심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언제든 유입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호장구를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근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위험 감염병이 의심되는 경우 응급실로 들여보내지 않고 발열호흡기진료소에 설치한 음압격리실 11곳(성인 6, 소아 5)에서 응급진료를 받게 하고, 관련 절차에 따라 보건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응급실을 기존 404평에서 567평으로 늘리고, 응급병상도 33개에서 65개로 2배 가까이 늘려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응급실 진료환경을 구축했다.

응급실 옆 별도 건물에 고위험 감염병 환자 전용 음압격리병동도 개설했다.

병동은 보건당국이 정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기준에 따라 공조시설과 전실 모두를 만족하도록 했고, 2개 병실은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청결구역과 오염구역을 나눠 감염병 환자의 철저한 격리와 직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설계했다. 감염병 환자와 직원의 이동 동선을 분리할 수 있게 출입문을 달리하고, 엘리베이터도 각각 설치했다.

음압격리병동은 시간당 12회 이상 환기가 되고, 최소 -2.5 파스칼의 음압차가 유지되도록 설계했다. 이중구조의 출입문 또한 자동 개폐장치를 달아 한 번에 하나씩만 열리고 닫히게 해 오염이 전파되거나 확산되지 못하도록 배려했다. 

특히 고위험 감염병 환자 진료에 대비해 사전에 철저히 훈련된 의료진이 진료를 담당하도록 전담의료진(의사는 전문의로 구성)을 배치하고, 정기적인 교육과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모든 병동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고 상주 보호자 1명 외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등 병문안 문화를 개선했다.

일반 면회객은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에 2시간 동안만 방문이 허용되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추가로 면회가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권오정 원장은 "우리 병원은 메르스 사태로 얻은 쓰라린 교훈을 거울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보태고 놓친 부분은 없는지 다시 챙겨나가겠다. 감염병 이외에도 환자안전을 지키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다른 어떤 일보다 먼저 투자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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