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장기간 배양해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세기프론티어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은 차의과대학 이동율 교수팀, 서울대의대 최영민·오선경 박사팀, 연세대 김동욱 교수팀 등 세계 38개 기관 125명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120쌍의 배아줄기세포와 11쌍의 역분화 줄기세포 샘플을 약 1년 배양한 결과 유전적 안정성이 검증됐다고 29일 밝혔다.

배아 발생 과정에서 추출한 배아줄기세포는 모든 조직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역분화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cell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즉 역분화 줄기세포는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성인의 세포(성체세포)를 원시 세포로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진 줄기세포를 말한다.

이번 배양 결과, 우선 줄기세포의 경우 120개 세포주 가운데 41개 세포주에 염색체 이상 등 변형이 발견됐다. 나머지 65.8%(79개)는 1년이라는 긴 시간의 배양에도 정상 핵형을 유지했다. 
역분화줄기세포의 경우 11개 가운데 3개에서만 염색체 이상이 발견돼 정상 비율은 72.7%(8개)였다.

김동욱 연세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동물줄기세포주나 암세포주의 경우 배양 접시를 몇 번만 갈아도 그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 변형이 일어난다"며 "이에 비해 이번 실험 결과에서 확인된 인간줄기세포의 배양 안전성은 매우 뛰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연구팀은 배양과 함께 줄기세포가 늘어남에 따라 5~7일 간격으로 좀 더 큰 배양접시에 줄기세포를 옮겨담는 작업을 약 50차례 정도 반복했는데,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각 실험실에 따라 배양법을 달리 사용했다. 
줄기세포 배양 과정에서 배양접시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 옮겨 담는 방식은 크게 효소를 사용하는 것과, 일일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잘라 옮기는 방법이 있다.

김 교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실험 결과 효소를 이용한 배양법에서 좀 더 많은 변형이 발견됐다. 특히 변형은 소수 특정 실험실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배양방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관리만 잘해 준다면, 장기간 배양에도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염색체 안정성이 잘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2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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