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한국GSK 서바릭스 PM)

[라포르시안]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016년을 ‘한국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해’라고 의미를 부였다. 크게 두 가지 일 때문이다.

하나는 올해부터 자궁경부암 국가 암 무료검진 대상이 기존 30세 이상에서 20세 이상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이 확대된 것은 젊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오는 6월부터는 만 12세 이하 여자 어린이(올해까지만 만 13세까지)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미 대다수 선진국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뒤늦게라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책이 수립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적극 반길 일임에 분명하다.

라포르시안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 접종을 앞두고 2개 백신별로 효능과 예방법에 대해서 미리 점검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한국GSK 본사에서 서바릭스를 담당하는 박성진 과장을 만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무료 접종의 의미와 자사 백신 제품의 접종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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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부터 만12세 이하 여성 어린이 대상으로 서바릭스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되면서 무료 접종받을 수 있게 됐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 암 예방을 목적으로 백신이 NIP에 최초로 포함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처음 출시됐을 때는 백신을 통한 ‘암예방’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잊혀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으로 ‘암’을 예방한다는 건 획기적이고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기존 30세 이상이던 자궁경부암 무료정기검진 대상을 20세 이상으로 낮췄다. 20대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이 NIP에 포함돼 청소년기부터 미리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을 낮춰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이는 정부가 자궁경부암 예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국가차원의 ‘여성암’ 예방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 서바릭스는 2가 백신이다. HPV 16, 18형에 의한 자궁경부뿐만 아니라 질상피내종양 및 외음부상피내종양 예방 적응증을 갖고 있다. 서바릭스에 대해 소개하자면.

= A형 간염의 경우 한번 감염되면 자연항체가 형성되는 반면, HPV는 자연감염이 된다고 해서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 백신접종을 통해 항체가를 충분히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서바릭스를 개발하며 중점을 둔 것이 항원보강제 개발이었다.서바릭스는 ‘AS04’라는 특허받은 항원보강제를 사용한다. 이는 알루미늄염에 면역증강제를 혼합한 물질로 체내 항원전달세포의 ‘TLR4(Toll like receptor 4)’를 활성화시켜 체내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 예방효과를 높인다. 이 항원보강제 덕분에 서바릭스는 15세~25세 여성 대상으로 3회 접종 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16형과 18형에 대한 100% 예방 효과를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어떤 HPV에 의한 것이든 자궁경부암 전단계에서 93.2%의 예방률을 나타낸다.

- 서비릭스의 경우 12세 이하는 2회 접종, 그 이상 연령층은 기존과 같이 3회 접종인가.

= 현재 서바릭스 접종가이드는 9~14세까지는 2회 접종, 15세부터 25세까지는 3회 접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해 9~13세 여성은 2회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서바릭스는 14세까지 2회 접종 승인을 받다 보다 넓은 연령층에서 2회 접종이 가능하다. NIP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14세까지는 2회 접종만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비용효과 측면에서 좋다.- 지난해 서바릭스의 ‘비용-효과성’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 GSK에서 진행한 경제성 분석 모형은 2013년 한국보건연구원에서 사용한 분석모형을 따랐다. 서바릭스 효과를 우수하게 나타내기 위한 모델을 설정하기보다는 제3자인 객관적인 집단에서 활용하는 보수적인 모델을 활용해서 연구했다. 지난해 말 국제백신학회에서 ‘한국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 시 백신 간 비용-효과성 평가에 대한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의 12세 인구집단 25만3,000명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 진행 시 GSK 서바릭스 2회 접종은 5,121,521년의 질-보정 수명(QALY)을 증가시켰고 비용 측면에서는 국내 기준 환산율(5%) 적용 시 714억7,600만원을 나타냈다. WHO 기준의 환산율(3%)을 적용한 경우에는 7,610,419년의 질-보정 수명을 증가시켰고 비용측면에서는 937억3,500만원의 효과를 나타냈다 .

- 자궁경부암 백신의 항체 지속시간은 최대 50년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짧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서바릭스는 3회 접종으로 9.4년, 2회 접종으로 형성된 항체역가는 시판된 백신 중에서 가장 장기간인 5년동안 16형과 18형의 면역원성이 지속된 연구결과를 나타냈고 최소 24년 이상 평생 동안 자연감염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항체데이터로 예측 모델링을 해본 결과, 정상적인 성생활을 한다면 평생 항체가가 유지된다는 결과를 서바릭스는 갖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할 때 현재 추가접종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서바릭스의 장기적인 예방효과는 어린이 접종 시에 더 큰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률은 낮은 편이다. 호주의 경우 최대 접종률이 70%까지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 무료 접종이 이뤄지면 국내 백신 접종률은 어느정도 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가.

= 국내 완전접종률이 만1세 이하에서는 94.7%인데 반해 만3세 이후에는 85.8%로 하락한다. 청소년기는 그 절반에 그친다. 아무래도 백신 접종을 주도하는 엄마들의 관심이 건강보다는 학업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청소년기에 접종하는 백신이라는 점이 접종률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장애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 최근 교육부가 초등학생 대상으로 진행하던 예방접종 확인 사업을 중학생까지 확장해 실시하기로 하는 등 청소년기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보건교사를 통한 공문시스템 등이 상당히 잘 구축되어 있는 편이라 학교와 부모들의 협조가 있다면 접종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무료 접종이 시작되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백신 수급이 중요할 거 같다.

= GSK는 2009년부터 시작된 필수예방접종 국가부담사업의 성실한 파트너로서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과 백신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NIP사업에 있어서 공급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요 예측을 통해 안정적으로 백신이 공급될 수 있게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 5개국을 제외한 29개국에서 자궁경부암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는 성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성경험 직후부터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국내 청소년의 첫 경험 연령이 13.2세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는 20~30대 여성 환자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0~3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약 25% 증가한 점을 고려해 어린이 무료백신접종 및 20대부터 무료검진을 실시한 것은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질환의 사회적 경제적 부담 뿐만 아니라 집행 가능한 예산, 여론, 질환의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국가에서 똑같은 시점에 백신접종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책적 판단으로 지금이 적기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보다 안전하게 접종률을 높여 자궁경부암 예방의 실질적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 자궁경부암 백신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 남성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할 때는 질환의 위험성과 발병률 그리고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HPV 관련 암에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경우 연간 57만건, 남성의 경우 4만건 정도가 해당이 된다. 그 중 여성의 57만건 중 53만건은 자궁경부암의 발생이었다. 따라서 성별에 따른 전체적인 암 발생률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은 남성 접종은 WHO에서도 권장하지 않는 사항이다. 다만 국가의 역학적인 상황에 따라 남성접종이 권장되는 나라도 있다.국가사업을 시행할 때 수혜자 기준을 정확히 정하는 것은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부가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국내에서 HPV가 유발하는 질환부담은 남성의 생식기 사마귀보다는 여성의 자궁경부암에서 훨씬 더 높다는 점에 가중치를 두었을 것이고, 백신의 2회 접종만으로도 높은 면역원성을 달성할 수 있는 만 12세 이하 여자 어린이를 접종연령으로 선택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서바릭스의 최근 임상데이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WHO가 HPV 백신에 대한 'Position paper'를 2009년과 2014년에 각각 한 번씩 발간했다. 서바릭스의 16, 18형 100% 예방 효과는 과거에 입증됐고, HPV 전 타입에 대한 자궁경부암 93% 예방 효과가 최근 버전에 실렸다. 또한 2015년 8월에 공중보건학적 측면에서 백신의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살펴본 연구(Systemic Review)결과가 나왔는데, 여기에도 서바릭스의 HPV 유형에 상관없는 자궁경부암 93% 예방효과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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