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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앎’은 힘이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

[라포르시안]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는 환자는 3,000여명에 달한다.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1,000여명이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률은 11.4%에 이르며, HPV 감염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약 10% 정도 감염이 지속되어 수년 후 상피내종양이나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진다.  

다행히 세계 각국에서 HPV 예방백신(이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효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이를 통해 상당부분 그 효과가 확인됐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자궁경부암 조기검진과 함께 예방백신 접종이 HPV 감염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자궁경부암 발생을 예방하는 일차예방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 5개국을 제외한 29개국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임상적 효과 연구가 진행됐고, NIP에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지속적인 논의 끝에 올해 6월부터 만 12세 이하 여성 어린이에 한해 보건소나 민간의료기관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시 비용 전액을 국가가 지원키로 했다. 이에 HPV 예방백신 접종의 NIP 포함의 의미와 효과, 관련 예방백신의 종류, 의료전문가 의견 등을 4회에 걸쳐 지면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1회 접종에 15~18만원이 든다. 총 3회에 걸쳐 접종이 완료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6월부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 한해 NIP 대상에 포함되면 비용 부담이 사라져 접종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 유전형 HPV는 약 18종으로, 이 중 HPV 16, 18형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나머지 30%는 45, 33, 31, 52, 58, 35형 등 다른 유전형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 유전형은 중등도 및 중증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의 원인(50%)이 되며, 외음부암(40~50%), 질암(70%)을 유발한다. 저위험 유전형인 HPV 6, 11형은 생식기 사마귀(90%), 저등도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10%),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100%)을 유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시판되고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종류다. 가다실은 여성에서 16/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예방과 6/11형에 의한 생식기 사마귀를 예방하는 4가 백신이다. 서바릭스는 16/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 및 질암, 외음부암 등을 예방한다. 국내에서는 가다실이 2007년 6월부터, 서바릭스가 2008년 7월부터 접종되기 시작했다. 현재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미국, 영국 등 40여 개국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NIP에 포함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9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최적 연령을 9~13세로 권고하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이 11~12세의 접종률이 30~40%에 달하고, 영국은 12~13세의 3차까지 접종률이 80%, 호주는 12~13세의 3차까지 접종률이 73%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률은 서울 일부지역의 여대생의 백신 접종률이 12%, 대구와 경북지역 여대생은 6%, 부산지역 여고생은 2%로 조사됐다. 접종률을 연령별로 보면 19~59세는 12.6%이었으며, 연령을 19~26세는 28.7%, 27~39세는 15.9%, 40~59세는 4.6%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효과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바이러스 감염의 예방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암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백신효과 평가 시 HPV 감염 여부와 함께 암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많은 대상자를 모집하고 자궁경부암 발생까지 장기간 관찰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자궁경부암의 전암 병변인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2기 이상을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방백신 중 가다실의 효과를 평가한 다국적 3상 임상연구인 '퓨처(FUTURE)'Ⅰ과 퓨처Ⅱ 연구가 있다.    16~24세 여성 5,455명을 대상으로 한 퓨처Ⅰ 연구결과, 가다실은 HPV 6, 11, 16, 18형 4가지와 연관된 항문-생식기 상피세포 이형성증의 예방 효과가 100%로 나타났다. 또 15~26세 여성 1만2,167명 여성을 대상으로 한 퓨처Ⅱ 연구에서는 98%의 백신 예방효과가 확인됐다.  서바릭스도 아시아, 유럽 및 북남미의 14 개국 15~25세 여성 중 평생 성 관계자가 6명 이하인 1만8,644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적 임상시험인 '페트리시아(PATRICIA)' 임상연구를 통해 HPV 16, 18형에 대해서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 페트리시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바릭스는 HPV 16·18형과 관련된 '자궁경부암 전 단계(CIN3 )'에 대해 100% 예방효과를 보였다. HPV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CIN3 에 대해서도 93%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이밖에 미국 국립암센터가 대규모 임상 연구들을 바탕으로 서바릭스와 가다실이 HPV 16/18형에 대해 추적 관찰된 8년까지 HPV 감염을 예방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 지역에 거주하는 18~25세 여성 1,569명 대상자로 모집해 자가수집 방법을 이용한 HPV DNA검사와 유전형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젊은 여성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HPV 유병률을 감소시키고 고위험 자궁경부 상피내종양과 같은 자궁경부 전구암의 유병률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지난 2013년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의 경제성 분석'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NECA는 경제성 분석을 위해 12세 여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NIP 프로그램에 포함시켰을 때 HPV 감염 감소가 자궁경부 상피내종양과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수명연장과 삶의 질을 고려한 질보정수명연수(QALYs)를 적용해 비용-효용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12세 여아 코호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NIP 프로그램에 도입시 HPV 백신 접종 프로그램군의 자궁경부암 발생환자 수는 2,042명이었고, 그렇지 않은 검진 프로그램군에서는 3,709명으로 나타났다. HPV 백신 접종으로 자궁경부암 발생 환자를 1,667명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연구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을 NIP 프로그램에 도입시 자궁경부 상피내종양과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로 절감되는 의료비용과 추가로 투입되는 백신 접종 비용을 감안할 때 비용-효과적이지 않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다만 HPV 국가예방접종 도입 후 현재의 백신비용 수준에서 50%까지 낮추거나 3회 모두 접종해 접종효과를 극대화할 경우 HPV 예방접종이 비용-효과성을 띄는 것으로 추정했다.

"젊은 여성층,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자궁경부암 발병 확산될 가능성"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이 결혼과 출산은 늦어지고 초경과 성경험은 빨라지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체적인 자궁경부암 환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젊은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증가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궁경부암 진료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연령대별 증가율은 10~19세가 42.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20~29세 20.1%, 30~39세 18.8%, 40~49세 14.9% 등으로 젊을수록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2012년 발표된 국립암센터의 공동연구에서도 한국여성의 HPV 감염 경험이 9.4%로 나타났는데, 2003년 보고된 감염률 2~4%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성생활이 가장 활발한 20~29세가 12.7%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나타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들어 성생활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결혼 연령은 높아지면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서 치료받는 여성들의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확산 및 정기검진 실천 등의 예방 노력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젊은 여성들에게 자궁경부암 발병이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자궁경부암을 보다 확실하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춘기 자녀에게 반드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것이 좋다"며 "성생활 시작 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성인도 가급적 빨리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매년 1회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다면 근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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