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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천억으로 암환자 보장률 확 끌어올린 노무현 정부…17조 흑자 쌓아놓는 박근혜 정부[뉴스&뷰] 작년 건보재정 당기흑자 4조1728억 기록…건보 보장률은 계속 떨어져

[라포르시안]  건강보험 재정이 2011년 이후부터는 5년 연속 당기흑자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에는 무려 4조원이 넘는 당기흑자를 기록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 기조를 지속하는 이유와 17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누적수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8일 국민건강보험단에 따르면 2015년도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4조1,72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누적수지는 16조9,800억원으로 늘었다.

흑자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2011년 6,008억원, 2012년 3조157억원, 2013년 3조6,446억원, 2014년 4조5,869억원, 2015년 4조1,728억원의 당기흑자를 냈다.

흑자 기조로 건강보험 재정 누적수지는 계속 늘고 있지만 보장률은 계속 떨어진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에서 2010년 63.6%, 2011년 63.0%, 2012년 62.5%, 2013년 62.0%로 떨어졌다. 보장률이 떨어지는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이 쌓여가니 '복지재정 긴축'이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당해연도 수입으로 당해연도 지출을 충당하는 대표적인 단기재정으로, 월별로 보험료를 거둬서 그 만큼을 보험급여비로 지출하는 운영 방식이다.

해마다 당기흑자를 내고 누적적립금이 17조원에 육박한다는 것은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보다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더 적었다는 의미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의료이용이 줄고 있고, 보장률이 떨어진 게 보험재정 흑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건보재정 흑자를 국민들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지금의 흑자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모양이다.

인구고령화로 노인진료비의 급증과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으로 보험료 수입이 감소할 때에 대비해 재정 적립금을 충분히 쌓아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는 미래의 의료비 지출 증가 및 보험료 수입 감소에 대비해 현재의 건강보험제도 기능을 위축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보험재정 아끼자고 보다 적극적인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유예하자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다.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을 국민의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을 위한 보장성 확대에 대폭 투입함으로써 질병 발생 위험을 미리 줄이는 것과 미래의 재정수지를 걱정해 병을 키우도록 두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타당할지는 따질 필요도 없다.

▲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누리당이 작성한 정책공약집 중에서. 

박근혜 정부의 이런 정책 기조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게 바로 참여정부 때의 보장성 확대 정책이다.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4년 말, 건강보험 재정이 1조 5,000억원이 넘는 당기흑자를 기록했다. 그러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요구가 제기됐다.

참여정부는 2005년 9월부터 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의 본인부담률을 10% 인하하는 등 건강보험 사상 최대 규모의 건강보험 급여확대 정책을 실시했다.

암환자 보장성 강화 정책의 효과는 엄청났다.

지난2007년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암환자 보장성 강화 정책의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는 2000년 5,410억원에서 2005년에는 1조3,643억원으로 늘었다.

암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4년 46.9%에서 2005년 66.1%로 껑충 뛰었다.

참여정부는 1조5,000억원이 조금 넘는 건강보험 당기흑자를 이용해 파격적인 보장성 강화를 실행했다. 당시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1조원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반면 5년 연속 당기흑자를 통해 건강보험의 누적적립금이 17조원에 육박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박 대통령은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란 공약을 내걸고 지난 대선에서 당선됐지만 이런 공약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 2015년 9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건물 앞에서 '건강보험 17조 원 흑자를 국민에게' 운동 선포식이 열렸다.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을 더는 쌓아두지 말고 보장성 확대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따르면 건강보험 누적적립금 중에서 3조원이면 가입자 전체의 1년 입원료 본인부담금을 전액 면제할 수 있고, 6조원이면 입원시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다.

2조5,000억원의 재정이면 19세 미만 아이들과 청소년이 1년간 의료비를 내지 않아도 병원을 다닐 수 있다. 17조원의 이자수익(연 2000~3000억원)으로 경남도가 폐업한 진주의료원 규모 공공병원을 5개 정도 신축할 수도 있다.

참여정부는 1조5,000억원의 건보재정 흑자만으로 높은 수준의 보장성 확대를 실현했다.

박근혜 정부가 1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흑자를 쌓아놓고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국민 건강권 확보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난에 대해서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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