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난치성 소아 신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전자가 밝혀졌다.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지헌영 교수(사진)와 미국 하버드대 의대 보스턴아동병원 프리드헬름 힐데브란트(Friedhelm Hildebrandt) 교수팀은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의 원인이 'FAT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것임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예일대, 미시건대와 영국, 독일, 스위스 연구진도 참여했다.

다국적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에 실렸다.

신증후군은 신장 속 사구체를 이루는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겨 혈액속 단백질이 신장으로 다량으로 빠져나가 단백뇨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구 10만 명당 10~15명의 유병율을 보이며, 소변으로 몸속 단백질이 유출돼 저알부민혈증과 온몸이 붓는 부종, 고지혈증 등이 나타나는 대표적 신장질환 중 하나다.   

신증후군은 표준 치료약제인 스테로이드 반응 여부에 따라 '스테로이드 반응성 신증후군'과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은 소아 신장질환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이제껏 명확한 발병원인을 찾지 못해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도 힘든 상태였다.

지헌영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에 등록된 2,300여명의 신장질환자의 혈액샘플을 대상으로 첨단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4명의 환자에서 FAT1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또한 FAT1 유전자 돌연변이가 환자 가족에게 상염색체 열성 형태로 유전되고, 혈뇨와 신장 낭종과 같은 신장질환과 지능저하 등의 정신지체 증상도 동반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현영 교수는 "FAT1 유전자는 벽돌 사이를 시멘트로 채워 집을 짓듯이, 우리 몸속 세포 간 결합을 담당하는 시멘트 역할을 한다"면서 "유전자 분석결과를 토대로 실험용 쥐에 인위적으로 FAT1유전자 돌연변이를 조작한 결과, 동일한 질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FAT1 유전자가 세포 이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RHO GTPase' 단백질 신호전달경로에 큰 영향을 주고, FAT1이 돌연변이에 의해 기능을 잃으면 세포 이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신장과 신재일 교수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아 중 상당수가 만성 신장 기능상실이라는 중증 질환으로 악화된다"면서 "이번 연구는 질환의 조기 치료와 치료제 개발에도 큰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등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 의심 환자에 대한 조기 진단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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