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최창운)은 방사선 피폭 시 혈관을 손상시키는 인자를 발굴, 이를 억제함으로써 방사선으로 인한 인체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4일 밝혔다.

사람의 혈관은 방사선에 취약하기 때문에 방사선 암 치료를 받거나 방사선 작업 종사자들이 피폭되는 경우 혈관의 대사가 변화하고 세포 노화가 진행돼 심혈관 질환 등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

의학원 김광석 박사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심혈관세포에서 GDF15라는 단백질이 많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 단백질이 세포 밖으로 분비돼 주위에 있는 심혈관세포의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GDF15는 전립선암, 직장암, 유방암 등에서 암을 발생시키거나 전이시키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시킨 심혈관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세포 노화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방사선에 노출되기 전 또는 이후에 GDF15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방사선 피폭 시 혈관 및 주변세포의 노화를 촉진해 질병을 유발하는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혈관의 방사선 조사 유무를 판별할 수는 지표를 개발했으며, 이는 국제 암 생물학 학술지인 '온코타깃'(Oncotarget) 2016년 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광석 박사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의 GDF15 발현을 억제해 정상혈관은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면서 "방사선 치료의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노화기술제어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2014년 12월에 국내특허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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