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흠(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라포르시안] "한의사 현대의료기 사용 허용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계 투쟁 로드맵이 너무 느슨하게 짜였다."

임수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 사용 문제는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근본이 다르고 면허 자체가 다르다"면서 "의료계가 힘을 뭉치고 빨리빨리 대처해야 하는데 너무 느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달 30일 열리는 전국의사 대표자결의대회를 겨냥한 것이다.

앞서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상임위원과 16개 시도의사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상임위원회를 열고 1월 초 시도 및 직역별 반모임→대표자 궐기대회→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등으로 연결되는 투쟁일정을 정했다.

그러나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1월 30일 대표자 궐기대회 개최는 너무 늦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 의장은 "지난달 비대위 쪽에 '제대로 하자. 잡혀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투쟁일정을 앞당기라고 했다"면서 "2016년이 되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문제에 원격의료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터질 텐데 이렇게 느슨하게 투쟁하면 정부에 여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위기 띄우고 공감대도 형성하려면 반상회가 필요하다. 일주일 정도 반상회를 열고, 1월 중순에 대표자회의 하고, 빨리빨리 몰아쳐야 한다"며 "우리가 뻔한 로드맵을 짜면 저쪽(보건복지부)에서 대수롭지않게 여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빠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임 의장은 "추무진 회장은 협의체에서 빠지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 의협이 제안해서 만들어진 협의체다 보니 그럴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협의체 논의만 갖고 정부가 합의했다는 식으로 발표할 우려도 있는 만큼 여지를 남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는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한의사 현대의료기 허용 발표는 없다고 했는데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를 단 한 개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일원화 추진 논의와 관련해서도 지금 꺼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사들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논의를 끄집어내야 우리가 더 우위에 설 수 있다. 지금처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 허용 문제를 이야기하는 시기에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을 향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회원들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 의장은 "아무리 자기 뜻이 좋아도 회원을 설득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결정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는 회원의 뜻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이번 투쟁도 추무진 회장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앞장서서 끌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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