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 정밀 분석으로 발병 위험 높이는 유전자 변이 규명

[라포르시안] 국내 의료진이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4개의 유전자 변이와 반대로 발병 위험을 줄이는 2개의 유전자 변이를 규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환자 개인별로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여 '천의 얼굴'로 불리는 루푸스의 발병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은 한국인 루푸스 코호트에 참여하는 환자1,089명과 대조군 2,161명의 HLA-DRB1유전자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최근 미국류마티스학회의 공식 학술지(Arthritis and Rheumatism)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논문은 한국인 루푸스 코호트를 기반으로 루푸스의 발병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발병 위험을 가장 높이는 HLA-DRB1 유전자의 다양한  대립유전자 변이를 규명한 것이다.

분석 결과, 한국인에서는 HLA-DRB1의 4개(*15:01, *09:01, *08:03, *07:01) 대립유전자 변이가 루푸스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면 HLA-DRB1의 2개(*12:02, *11:01) 대립유전자 변이는 루푸스 발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새로운 사실도 파악했다.

루푸스 발병 위험을 높이는 4개의 대립유전자는 루푸스 환자에서 다양한 자가항체 생성과 임상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냈다.

배상철 교수는 "HLA-DRB1 유전자는 인간 유전체에서 가장 변이가 심하고 구조가 복잡해 그동안 루푸스 발병과 연관성이 있는 대립유전자 변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한국인 루푸스 코호트를 기반으로 발병에 관여하는 HLA-DRB1 대립유전자 변이가 밝혀짐에 따라 궁극적으로 루푸스 예측의학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루푸스의 발병 기작에서 HLA-DRB1의 역할

배 교수는 이 논문과 함께 8,000명의 전장 유전체(총 유전자 염기서열) 변이 분석을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를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도 미국류마티스학회지에 게재했다.

배 교수가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총 5,500명의 한국인 루푸스 환자군과 비환자군을 대상으로 DNA상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전장 유전체 수준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11번 염색체 q14 위치의 3개 유전자(ATG16L2, FCHSD2, P2RY2)에 존재하는 다수의 유전변이가 루푸스 발병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별도로 한국인과 중국인 2,500명의 루푸스 코호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재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로 참여한 배 교수는 "대규모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규명한 새로운 유전자는 매우 신뢰성 높은 루푸스 발병의 유전변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더욱 정확한 루푸스 발병 예측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은 1998년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된 류머티즘 전문병원이다.

2008년에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CRCRA)를 열고 ‘배 루푸스 코호트(Bae Lupus Cohort)’를 구축, 1,200여명에 달하는 루푸스 환자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배상철 교수는 작년 12월에 한국인 루푸스 환자 950명과 대조군 4,900명의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HLA-DRB1 유전자 내 3곳의 아미노산 변이가 루푸스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